18. 에필로그
글을 쓰는 이유
나는 늘 글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 있었다. 소소한 일상에서 영감을 얻으면 그것을 글로 써 내려가는 것에서 재미를 느꼈다. 간혹, 생생한 꿈을 꾸고난 아침이면 눈도 떠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그 꿈의 내용에 각색을 더해 단편 소설을 쓰기도 했다.
군 시절에는 소설부문에서 병영문학상을 타기도 했고 지금의 아내와 연애를 하던 시절에는 연애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책으로 엮어 아내를 위한 책 선물을 하기도 했다.
그 이후로 결혼도 하고 가정을 꾸리면서 바쁜 일상을 살면서 자연스럽게 책과 글과 멀어지게 되었다. 직업 상 쉬는날이 적기도 했고 그렇게 일상 속에서 글을 쓰고자 하는 욕망은 점점 사그러들었다.
그러던 중 아기를 갖게 되고 새로운 방향의 삶을 살게 되면서 쓰고 싶은 욕망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아기를 마주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흘려보내기에는 너무나 아쉬웠고 어떤 형태로든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플랫폼을 찾던 중, '브런치스토리'를 찾아오게 되었다.
내가 글 솜씨가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저 쓴다는 것을 좋아하고 이렇게 무언가로 남기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아마도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이곳, '브런치스토리'에 모여있는 것 아닐까 싶다.
다양한 블로그 플랫폼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브런치스토리'가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모든 블로그 플랫폼들은 다 수익을 중점으로 운영하지만 이곳은 수익보다는 정말 글을 위한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고 한 명 한 명의 글쓴이를 '작가'로 인정하고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작품을 지원받아 출판 지원까지 해주는 점이 인상 깊었다.
나는 스스로를 작가라고 지칭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 나는 그저 쓰는 것이 좋고 이렇게 나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내용이 쌓인다면 브런치스토리 플랫폼이 아니더라도 개인책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개인소장용 책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것이니까.
오롯이 널 위한 책
훗날 아기가 커서 어느 정도 성장한 후에, 아빠가 (개인) 출판한 '세상에서 한 권뿐인 책'을 선물할 수 있다면 참 뜻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연애시절 아내에게 주었던 선물처럼 말이다.
그래서 이 에세이는 단순한 일기가 되는 것은 원치 않았다. 그저 하루의 일상을 나열하는 일기는 내가 원하는 궁극적인 목표에 다가가기에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다. 내가 아기와 함께하는 일상 속에서 느끼는 영감과 소재들을 정리하고, 더 나아가 나는 아빠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해 보는 글을 쓰고 싶었다.
육아를 주제로 다양한 글들이 올라오지만 나는 나만의 글을 써보고 싶었다. 그렇게 방향을 정했고 나는 이 글을 계속 써 내려갈 생각이다. 미래의 내 아들에게 지금의 아빠는 이런 고민을 했고 널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 세상에 오롯이 널 위한 한 권뿐인 책이 여기 있다고 한다면 아들에게 큰 힘이 되지 않을까?
혼자 김칫국을 마셔본다.
아기를 마주하는 아빠의 에세이
[아기를 마주하는 아빠의 에세이]는 아기와 함께하며 느끼는 감정을 써 내려가기도 하지만 아빠로서 성장해 나가는 성장기이기도 하다. 아직 돌도 지나지 않은 아기를 데리고 뭘 그렇게 거창하게 쓰냐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육아를 해보신 분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하실 것이다.
아기가 하루하루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보며 건강하게 커주는 것에 감사하면서도 오늘이 지나고 나면 지금밖에 못 볼 이 소중한 순간이 새삼 아쉬워진다는 것을 말이다.
내가 사진에 일가견이 있다면 그런 순간들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겠으나 나에게 있는 재주라고는 이렇게 쓰는 것이니, 나는 나만의 습작으로 이렇게 남기는 것이다.
지극히도 개인적인 생각들이 적혀있는, 재미도 없고 육아에 대한 정보도 없는 그저 그런 에세이.
[아기를 마주하는 아빠의 에세이]는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이 글에는 아빠로서 성장해 나가는 한 남자의 진지한 고민들이 가득 담겨있고 그 고민을 통해 아기와 함께 성장해 나가고 있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래서 이 부족한 글을 읽어주는 분들께 굉장히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스쳐 지나가도 되는 이 글에 공감을 표현해 주시는 분들께 정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그동안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읽어주시는 분들을 위해 더 열심히 쓰고 싶은 마음이 든다.
많이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주시는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