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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 Jul 17. 2023

대화

2. 솔직하게 얘기하고 서로를 존중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 모든 것의 시작


뱃속의 태아가 점점 성장해갈수록 아내의 요구사항은 조금씩 뚜렷해졌다.

그동안 남편으로서의 역할을 잘해주었다면, 이제는 아빠로서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 것이었고

나는 그것을 아내가 말할 때마다, 그 요구사항을 만족하기 위해서 노력을 했다.

사실 그것도 나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고, 조금은 버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직업 특성상 육체노동이 동반되다 보니, 퇴근 후에는 내 몸 자체가 녹초가 된 상황이라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쳐있는 상황에서 아내에게 아빠로서의 준비를 요구하는 지극히도 당연한 것마저

나에게는 버거웠던 것이었다.


이때쯤, 드문드문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가 정말 아빠가 될 수 있을까? 지금 나 자신도 여유가 없는데. 이 생활 속에서 아기까지 태어난다면, 아기를 위해서 나는 얼마나 시간을 쏟을 수 있을 것이며, 그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느껴질 시간들이 아기가 성장함에 있어서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까?? 다 잘될 거라는 막연한 생각은 어쩌면 안이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은 생각대로 하되, 행동은 행동대로 해야 한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질문을 던지며 남편으로서, 아빠로서의 공부를 시작했다.

태교부터 출산과 육아까지, 미지의 세계에 대해 공부를 하면 할수록 정말 무궁무진하고 배워야 할 것들이 많았다.


당연한 것이었다. 이 세상의 빛을 볼 아기는, 그 어떤 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

정말 순수하고 깨끗한 도화지 같은 존재이다.

이 아기라는 도화지에 내가 어떤 재료로, 어떤 것을 그리는 가에 따라

아기는 그저 반응할 뿐인 것이다.

그 성장의 가이드를 무지한 내가 할 수는 없었다.

조금이라도 공부를 해야만 했다. 시간을 쪼개가면서 유튜브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다양한 채널들이 있지만 그중 맘똑티비는 정말 여러 번 돌려가며 거의 다 본 것 같다.


아내는 이미 태교와 출산에 대한 공부를 어느정도 하고 나서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아기와 교감하며 그때그때 추가로 궁금한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내가 퇴근하고 온 후,

우리는 서로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공유했고, 이런저런 대화를 많이 나누었다.

아기를 가지기 전에도 대화를 많이 나누긴 했지만, 아기가 생기고 나서는 아무래도 아기에 관련된 얘기를 많이 나누게 되었고

앞으로의 계획, 우리가 해야 할 마음가짐 등을 다잡으며 시간을 보냈다.


아내와 나, 둘이 지낼 때도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었기에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것이 편했고 즐거웠다. 서로의 스타일과 사고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이슈에 대해서도 생각이 다를 때도 많았고 우리는 늘 서로의 의견을 존중했다.

아기가 생기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출산과 육아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무작정 공유하는 것보다는

그때그때 공부한 것들을 주제로 얘기를 나누며, 우리의 생활에 어떻게 접목을 해야 할지,

아기에게 우리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 게 이상적일지, 이런 대화들을 많이 나누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는 잘 할 것 같아.”

라는 결론에 도달하곤 했다.

말로는 쉽다.


아무튼, 이때 나누었던 대화들을 통해 아기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알기에 충분한 시간이었고

아기가 태어나고 돌보는 과정에서도 서로에게 많은 의지가 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화목한 가정은 대화를 많이 한다더라는 어디선가 얼핏 들은 얘기가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다름을 존중하고, 다른 와중에 서로를 위해 맞춰주려고 노력하며 지낸다.

덕분에 우리는 가끔 다툴 때가 있어도 빠르게 사과하고 받아준다. 

그 어떤 일이든 “그럴 수 있다”며 이해하려 한다.


우리 부부를 강하게 이어주는 힘은 아무래도 대화에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제 세상의 빛을 본 우리 아기도 앞으로 얼마나 많은 대화를 하게 될까?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 엄청 힘들다던데.. 맞는 말, 옳은 말만 하기 때문에 반박을 못한다고..

그때의 나는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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