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을 바라보며

나는 왜 항상 다음을 준비하고 있을까

by Late Realizations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왜 항상 지금보다 다음을 먼저 생각하고 있을까.


지금 하고 있는 일보다

그다음에 해야 할 일,

지금 머물러 있는 자리보다

다음에 가게 될 곳을 먼저 떠올린다.


그래서 가끔은

내가 현재를 사는 사람인지

아니면

늘 다음을 향해 움직이고 있는 사람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돌이켜 보면

나는 꽤 오래 그렇게 살아왔다.


어떤 일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다음을 생각했고,

안정되는 순간이 오면

이상하게 마음이 먼저 움직였다.


‘이 다음은 뭐지.’


사람들은 보통

지금에 집중하며 사는 삶을

좋은 삶이라고 말한다.


현재를 충분히 누리는 사람,

지금의 시간을 잘 사용하는 사람.


그래서 예전에는

내가 어딘가 잘못된 방식으로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었다.


왜 나는

지금에 머무르기보다

다음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일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이해하게 된 것이 있다.


어쩌면 나는

조급한 사람이 아니라

준비하며 살아온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


내 삶은 늘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어떤 일은 갑자기 끝났고,

어떤 관계는

생각보다 빨리 멀어졌고,

어떤 계획들은

아무 설명 없이 무너졌다.


그 시간을 지나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하나의 습관을 가지게 된 것 같다.


항상 다음을 준비하는 것.


지금이 끝나도

완전히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


지금의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그래서 나는 늘

마음속 어딘가에

작은 출구 하나를 만들어 두었다.


누군가는

그걸 불안이라고 부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게 하나의 생존 방식이었다.


다음이 있다는 생각이

지금을 버티게 해주기도 했고,

지금이 무너져도

완전히 끝난 건 아니라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여전히

다음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다.


다만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제는 그것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왜 나는 항상 다음을 생각할까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지금에 깊이 머무르는 삶을 살고,

어떤 사람은

다음을 준비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나는

아마

두 번째 쪽에 더 가까운 사람일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지금을 살면서도

조용히 다음을 생각한다.


그리고 가끔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나는 정말

지금을 놓치고 있는 걸까.


아니면

단지

다음을 준비하며 살아가는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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