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아도 될 일이었는데.
학생을 지도하다가
작은 일에 버럭 화를 내버렸다.
청소하러 오라는 말에도
오지 않고
잠을 자고 있었지.
내가 직접 가서 깨웠지.
분리수거통을 들며
덩치 큰 놈이
무겁다고 툴툴 거렸지.
분리수거통을 챙기지도 않고
분리수거장에 놓고 왔지.
그래서 화가 났다.
큰 소리를 왜 지르냐며
여태껏 처음 보는 얼굴로
말대꾸하고 노려보고
급기야는 욕까지 했다.
자기도 소리를 지를 수 있다나 뭐라나.
학생지도부실로 데려가 분위기를 바꾸었다.
더 감정이 올라올 것 같아서.
학급 분위기도 술렁술렁.
얌전한 애들은 잔뜩 긴장.
한 숨 돌리고
학생과 차분히 얘기 했다.
굳이 그렇게까지 소리지르지 않았어도 될 문제.
화내지 않았어도 될 오해.
평소 학생에게 AI처럼 대하며 감정을 다스려왔건만.
작은 일에 화를 내버렸네.
오해는 작은 일도 크게 만든다.
화내는 것은 학생과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다.
감정은 냉정보다 못하다.
적어도 학생을 지도할 때는.
그래도 서로 오해를 풀고
사과를 했으니 마음이 한결 낫다.
교사도 때로는 학생에게 사과할 수 있다.
그게 지는 게 아니다.
그래도 마음이 깨끗하지는 않다.
지켜보던 학생들이 있다.
교사 일은 이렇게 쉽지 않다.
내 감정을 조절하기도,
네 감정을 이해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