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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학년의 학교 적응기 '엄마가 보고 싶어요'

by 선물

1학년 아이들의 3월 금지어다. 엄마.

이 짧은 단어는 아이들의 심금을 울리고 눈물샘을 터뜨리며 행동 불능에 빠뜨린다.

많은 아이들이 유치원 때 엄마와 떨어지는 경험을 하면서 혼자 생활하는 것에 익숙해진다. 하지만 학교에 오는 순간 다시 적응의 시작이다.

낯선 공간에 있으니 자꾸만 엄마가 보고 싶다. 30명 중에 1명은 한 달 내내 엄마가 보고 싶어서 교실에서 운다.

나도 이렇게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경험자들의 조언을 모아봤다.


“엄마 보고 싶은데도 우는 거 참을 수 있는 사람?”

“저요!”

“저도요!”

“전 안 보고 싶은데요.”


이 중 똑쟁이들을 엄선해 비법을 묻는다.

“어떻게 참니?”

“엄마가 옆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기분이 좋아져요.”


우는 아이에게 전해준다. “엄마가 옆에 있다고 생각해 봐.” 그래도 아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계속 운다.


“다른 방법 있는 사람?”

“엄마 사진을 들고 다니면서 보고 싶을 때마다 봐요. 전 어린이집에서 그랬어요.”


또다시 우는 아이에게 전해준다. “엄마 사진을 들고 다녀 볼래?” 그래도 아이는 진짜 엄마가 아니라면 안 된다며 계속 운다.


“더 없니?”

“웃어요!”


그게 되면 안 울었겠지?

결국 아이는 엄마가 사서 도우미를 지원하여 학교에 머물게 된 후에야 울음을 그쳤다. 그리고 엄마가 보고 싶어질 때마다 도서관에 갔다.




어린아이다 보니 제 마음이 제 마음대로 안 될 때가 있다.

곁에서 아이와 함께 조급해하기 보다는 아이가 크길, 아이가 적응하길 기다리는 것이 때로는 답일 때가 있다. 아이는 결국 큰다.


*본 글에 나오는 일화, 인물, 단체, 지역은 각색과 재구성을 거친 것으로 특정 일화나 특정인을 지칭하고 있지 않습니다.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도 모두 가명임을 밝힙니다. 가벼운 소설이라 생각하시고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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