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를 위함인가 나의 자격증은
사는데 꼭 필요하지 않은 기술이지만 개개인의 흥미로 배우는 것들이 세상에는 있다.
예를 들면
제과 제빵이라든지 - 쌀을 위주로 하는 '밥'을 먹는 나 같은 한국 사람에게 제과(단과자)& 제빵(이스트나 효모로 발효) 같은 기술은 죽고 사는 데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다
퀼트(quilting)라든지 - 세계대전 이후 조각조각난 천이라도 이어 붙여 쓸만한 이불이나 가리개를 만들어 볼까 해서 시작되었다는 퀼트는 예술, 아트의 경지에 이르렀다.
프랑스 자수라든지- 고급스러움은 물론이고, 그 재료비의 압박은 어쩔 건지
목공이라든지 - 갖춘 장비가 곧 실력
악기 레슨이라든지 등등 이런 것들 말이다.
먹고살고 죽고 사는데 아등바등 연연할 나 같은 미천한 아무개가 왜 위에 나열된 거의 모든 것을 시도해 보았는지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4) 초반부에 주인공은 자신의 고등학생 아들 학부모 상담에 간다. 거기서 주인공은 교장으로부터 이런 말을 듣는다.
Well, right now we don't need more engineers. We ran out foods the world needs FARMERS, GOOD FARMERS.
옥수수 농사꾼이야 말로 이 시대가 원하는 젊은이. 암만, 그렇고 말고.
영화에서는 세상이 망해서 그렇게 된 것이지만
나는 아직 영화처럼 망하지 않은 이 세상에서도 저 교장의 말은 어딘가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파를 사러 갔더니 콩나물 국에 잘라 넣고 무생채에 다져 넣으면 끝날만큼의 파가 $1이었다.
겨우 요만큼
그래서 잘랐다. 이렇게. 그리고 키웠다. 요렇게.
콩나물 한 봉지도 1200원이던 것이 2000원이 넘었다. 두 봉지는 요리를 해야 세 식구 눈치 보지 않고(남편이나 애한테 양보할까?) 콩나물 무침을 냠냠 먹을 수 있다. 두부를 노릇하게 부쳐서 칼칼하게 조림으로 먹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 식구가 눈치 보지 않고(나만 너무 많이 먹나?) 먹으려면 5천 원 이상이 든다.
콩나물과 두부조림. 두 가지 반찬을 만드는데 재료값만 만 원.
건강을 염려하고 좋은 재료를 엄선해서 골라 먹기 위해 시작하려는 것이 아닌 자급자족.
- 키우기 쉬운 채소들을 위주로 길러보자. 부추, 청상추, 적상추 고추, 청양고추, 깻잎, 미나리, 돌나물, 방울토마토, 오이, 가지, 애호박, 또 뭐 없나.
- 천에 구멍 났다 버리고 늘어났다 휙 버리고 하지 말고 할 줄 아는 바느질로 수명 연장
- 제과와 제빵을 하자. 대한민국에서 기술을 인정하여 부여한 자격증을 두 개나 가지고 있지 않나
그랬구나. 대한민국 국가 기술 자격증 취득은 다 이때를 위함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