夢想

어떤, 소리 때문에 잠 이루지 못하는 밤

by Om asatoma


그의 등 뒤에는 가을이 있었고 하늘이 있었고

흐르지 못하고 머물러있는 구름이 있었다
겨우 실루엣만 보이게 하는 가을볕이 이쪽으로 내리쬐고 있었고
그는 고개 숙인 채 원두를 갈았다
차가운 시멘트 벽에 그라인더 소리가 부딪쳤고
이내 적막이 감돌았다
흡사 진공의 상태처럼 숨 쉬는 소리마저 었다
실내는 건조했고 창밖은 뜨거웠다
탬핑을 마치고 엄지에 검지와 중지를 차례로 두 번쯤 스쳐가며 손에 묻은 커피가루를 털어낼 때의 두 손가락이 서로 스치는 소리
피부에 피부가 닿아 비껴가는 소리


마른 잎의 서걱거림 보다 내밀하고
꽃잎보다는 건조한

대수롭지 않게 스쳐간 그 정도의 힘으로
그의 손가락이 나의 눈썹을 쓸고
흐르는 머리칼을 매만지고
젖은 눈꺼풀을 한 번 루만져준다면
가슴선을 따라 흐르다가 흔들리는 어깨를 한 번 힘주어 잡아준다면
표정 숨길 것이 분명한 얼굴을 감싸준다면
몸 어디에라도 의 손 잠시 머무른다면
잠시 쳐가기도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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