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서 렌트 vs 대중교통, 우리의 선택
오아후 섬은 생각보다 크고, 볼거리도 많았다. 단순히 휴양과 쇼핑만으로는 다 담기 어려울 만큼. 그래서 우리는 12박 14일 동안, 가능한 한 많은 곳을 둘러보고 싶었다. 문제는 역시 물가. 렌트비는 괜찮았지만, 주차비가 문제였다. 와이키키 일대 호텔은 공간이 좁아 발레파킹이 기본이고, 거기에 팁까지 붙는다. 내가 묵은 호텔의 주차비는 하루 6만 원, 좋은 호텔은 10만 원에 육박했다. 결국 내린 결론은 절충이었다. 절반은 대중교통, 절반은 렌터카.
하와이의 버스, 생각보다 괜찮았다
하와이 교통수단은 버스, 트롤리, 우버, 리프트. 우리는 버스와 리프트를 주로 이용했다. 버스를 타려면 ‘홀로(HOLO)’라는 교통카드가 필요하다. 하루 무제한권이 5.5달러. 렌트비와 주차비를 생각하면 꽤 매력적인 선택이었다.
버스는 뒤로 타고 앞으로 내리며, 하차 버튼 대신 창문 위에 걸쳐 있는 줄을 당겨야 한다. 창문은 그리 깨끗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현지인의 발’을 빌린 듯한 느낌이 들어 특별했다.
대중교통으로 닿은 곳들
이올라니 궁전 & 킹 카메하메하 동상: 도심 속에서 만난 하와이 왕국의 역사
알라모아나 센터: 트롤리와 버스로 손쉽게 닿는, 쇼핑과 훌라가 함께하는 공간
레오나즈 도넛: 버스 한 번으로 다다른 달콤한 간식 방앗간
진주만 & 애리조나 메모리얼: 종일 머물기에, 오히려 버스가 편했다
쿠알로아 랜치와 폴리네시안 문화센터: 갈 수는 있지만, 늦은 하쇼 일정을 고려하면 차가 필요하다
와이켈레 아웃렛: 버스로 환승 가능하지만, 짐을 들고 돌아오는 건 쉽지 않다
다이아몬드 헤드 & KCC 파머스마켓: 걸어 들어가는 길이 꽤 길어, 체력이 충분할 때만 도전할 만하다
렌터카로 닿은 곳들
짐이 많거나 드라이브 자체가 목적이라면, 역시 렌터카가 답이다. 우리는 기상악화로 다시 방문한 쿠알로아 랜치, 스노클링 명소인 하나우마 베이, 레니카이 비치와 필박스, 탄탈루스 전망대, 샥스코브까지 차로 다녔다. 섬을 더 깊고 자유롭게 탐험하려면, 차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실감했다. 72번 국도의 구석구석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고 갑작스레 만난 뷰 포인트에 기분이 좋아진다.
짧은 일정이라면 시간을 아끼는 게 우선이라 렌터카가 낫다. 하지만 하루 이틀쯤은 버스를 타고, 현지인의 속도로 섬을 둘러보는 것도 충분히 가치 있다. 버스를 타고 여행한 날에는 조금 더 부지런 떨어 거리에서 노래 부르는 빨간 머리 새들, 병아리들과 닭들의 풍경도 마음껏 눈에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