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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날씨별 옷차림 완벽 가이드

영원한 여름의 섬, 하와이

by 조이

하와이는 흔히 ‘영원한 여름의 섬’이라고 불린다. 실제로 가보니 그 말이 과장이 아니었다. 1년 내내 23-29℃ 정도로 기온이 안정적이라 계절을 잊고 지낼 수 있었다. 내가 여행했던 4월 말에도 한낮에는 햇살이 뜨겁고, 저녁에는 선선해서 딱 기분 좋은 여름 같았다. 한국처럼 끈적이는 습기도 없어 덥지만 쾌적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하와이 예측 날씨를 보고 비가 온다고 체념하기는 이르다.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늘이 변덕을 부렸기 때문이다. 특히 오아후 북쪽은 무역풍의 영향을 받아 날씨 변화가 더 잦았다. 쿠알로아랜치와 폴리네시안 문화센터, 샥스코브에서 갑작스럽게 소나기를 맞은 적이 있었는데, 오히려 그 순간이 내겐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다. 비가 그치자마자 큼지막한 무지개가 눈앞에 펼쳐졌고, 비 온 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꼭 찾게 되는 행운의 선물 같았다.


꼭 챙겨야 할 아이템

하와이에서 제일 무서운 건 사실 ‘더위’가 아니라 ‘자외선’이었다. 하와이에 오자마자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이 선크림을 구매한 뒤 바르는 것이라고 하와이 여행을 다녀온 직장 동료가 말했다. 선크림을 바르고 바다에 들어갈 경우 산호 보호를 위해 선크림 성분이 중요하기에 하와이에서 판매하는 선크림 구매가 필수다. 마트에 많은데 바나나보트 선크림보단 하와이안트로픽 선크림이 더 로션 같은 제형이라 마음에 들었다. 하와이에서 양산을 쓴 사람은 한국인이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자외선에 취약한 나는 눈치 보지 않고 양산을 썼다. 여행을 하며 자외선 정도를 쐬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주근깨와 기미가 올라오는 것이 싫다면 선크림은 기본이고, 선글라스와 모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챙겨야 한다. 장시간 야외 활동이 있을 땐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얇은 긴팔이나 토시가 오히려 더 시원하게 느껴졌다. 갑작스러운 비에 대비해 가방에 우비 하나 넣어두었는데, 액티비티와 하이킹에서 큰 도움이 됐다.


체감 날씨와 옷차림

낮에는 반바지와 나시만으로 충분했다. 해변에서는 수영복만 입고 물놀이를 즐기다가, 햇살 아래 모래사장에 누워 일광욕을 했다. 그런데 의외의 복병은 ‘바닷물 온도’였다. 와이키키처럼 얕은 해변은 따뜻했지만, 배를 타고 깊은 바다로 스노클링을 나가면 금세 물이 차가워졌다. 나는 얇은 웻슈트 상의를 챙겨간 덕에 한참을 즐길 수 있었지만, 준비하지 못한 다른 여행자들은 추워서 오래 버티지 못했다.

또 하나 예상 못 했던 건 ‘실내 에어컨’이었다. 마트나 버스에 들어서면 덜컥 추위가 몰려와서, 가볍게 걸칠 긴팔이 없으면 버티기 힘들었다. 그래서 여행 내내 가방 안에는 얇은 바람막이가 함께했다.


하와이에서의 옷 쇼핑

여행 전, 나는 하와이안 셔츠 한두 벌은 사 와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매장에 들어가 보니 생각처럼 마음에 드는 건 잘 없었다. 저렴한 건 너무 단조롭고 다 비슷비슷했고, 괜찮다 싶은 건 커플로 40만 원대라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결국 ABC마트와 ROSS 여러 지점을 가서 찾아봤지만 마음에 드는 옷을 찾기를 포기했다.

대신 립컬(Rip Curl)과 오닐(O’Neill) 같은 서핑 브랜드 매장에서 쇼핑을 했다. 특히 와이켈레 아웃렛의 립컬 매장은 세일 폭이 커서 득템 하기 좋았다. 나는 거기서 티셔츠와 청 모자를 건졌는데, 지금도 여행의 흔적처럼 애착이 간다. 샥스코브 근처 파타고니아 매장도 기억에 남는다. 가격은 좀 있었지만, 하와이 특유의 감성을 담은 옷들이 많아 눈길을 뗄 수 없었다.

무엇보다 깨달은 건, 하와이에서는 ‘색감’이 전부라는 사실이었다. 수영복이든 티셔츠든 하얀색이나 알록달록한 원색 계열 옷을 입으면 사진이 훨씬 예쁘게 나왔다. 푸른 바다와 초록 야자수를 배경으로 원색 옷이 빛을 발할 때, 그 순간이야말로 하와이와 가장 잘 어울리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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