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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 Mar 03. 2018

외로움은 언제나 사랑을 이길테니

이영훈 '일종의 고백'

이영훈의 곡 속 화자들은 외로움에 대해 말한다. 1집 앨범에 수록된 '나를 기억할까'에서는 사랑했던 이에 대한 거대한 마음과 달리, 상대방의 마음 안에는 내가 없음에 외로운 마음을 말한다. 말 끝에 아쉬움이 맺힐만한 물음을 혼잣말처럼 뱉어본다. 혹시 나를 기억할까. 


2집 앨범에 수록된 '무얼 기다리나'에서도 화자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아무도 찾지 않을 밤에 누구를 기다리냐고. 물리적으로 사라진 사랑했던 이를 기다리다가도, 그의 부재를 느끼고는 그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해진다. 


또 어떤 날에는 
누구라도 상관 없으니 나를 좀 안아 줬으면 
다 사라져 버릴 말이라도 사랑한다고 널 사랑한다고 
서로 다른 마음은 어디로든 다시 흘러갈테니

'일종의 고백'은 앞에서 언급한 곡들과는 다른 지점을 가지고 있다. 오롯이 혼자서 대상에 대해 생각하고 외로워하던 것과 달리 자신의 외로움에 대해 인정하고, 순간의 외로움만 채우기 위해 어떤 대상에게 사랑을 말한다. 사랑해, 계절에 취해서 하는 말이지만. 사랑해, 누구라도 나를 안아줬으면 좋겠으니까.


사랑이 시작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사랑을 말했던 순간이 무색한 만큼 관계가 텅 빈 느낌이 들었던 적이 있다. 내가 아니어도 가능한 관계를 쳐다보고 있는 느낌은 전혀 유쾌하지 못하다. 그런 경험들이 쌓이면 이젠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사랑이 존재할까 혹은 사랑이 외로움을 이길 수 있을까.


사랑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많지만 확신할 수 있는 것이라면 외로움은 항상 사랑을 이긴다. 


출처 : https://youtu.be/rMm6cQImERg


사랑은 언제나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고 
또 마음은 말처럼 늘 
쉽지 않았던 시절 

나는 가끔씩 
이를테면 계절 같은 것에 취해
나를 속이며 순간의 진심 같은 말로 
사랑한다고 널 사랑한다고 
나는 너를 

또 어떤 날에는 
누구라도 상관 없으니 
나를 좀 안아 줬으면 
다 사라져 버릴 말이라도 
사랑한다고 널 사랑한다고 
서로 다른 마음은 어디로든 다시 흘러갈테니

마음은 말처럼 늘
쉽지 않았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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