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관 일원이 되다
내가 가장 젊은 노인이네 ㅋㅋ
지난 연말 거리를 지나는데 문득 한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노인일자리 모집 광고였다. 이를 계기로 나는 지금 우리 구역 노인복지관에 와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사 교육을 받는 중이다.
주민센터에서 일자리를 신청하면서 내용을 보니 사전연명의료상담이 확 눈에 들어왔다. 작년부터 부쩍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하던 터라 그랬을 것이다. 다른 일자리들에 눈을 주지 않고 망설임 없이 이 일을 신청했다. 작년부터 이 일이 노인일자리로 정해졌다고 했다. 그렇게 나는 노인상담사가 되어 동년배 연명의료의향 상담과 등록을 돕기 위해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처음 와본 노인복지관은 시설이 훌륭하다. 코로나19 정국이어서 몇 부대시설은 운영 중단이지만 식당과 병원 등이 갖추어져서 많은 노인들이 이용 중이었다. 이미 할머니가 되었음에도 이를 느끼지 못하고 지내던 나는 이곳에 와서야 내가 노인의 일원이 되었음을 실감하고 있다.
참 다양한 삶의 흔적들을 온몸에 새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주위에 있다. 늘 내 삶에 집착해서 주변 반경이 넓지 못했던 나는 이곳에 와서야 내 삶이 지극히 평온하고 행복함을 알겠다. 얼굴마다에 어떤 모습으로든 새겨져 있는 타인들의 삶을 보고서야 내 자신의 삶을 돌아보니 지난 시절에 내가 겪어야 했던 고통이 축복이었음을 알겠다. 슬픔 대신 고마움을 앞으로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