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좋아하는 것 07

7. 스티커

by Defie

육아는 처음이라,

딸아이의 행동이 ' 이 아이만 특별히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그 또래 아이들이 모두 그러는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안타깝게도 주위에 물어볼만한 지인들이 적어서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또래 아이들, 성장과정에서 꼭 필요한- 무언가라면 아이에게 알려주고, 보여주면 참 좋으련만

노력과 공부가 아직 부족한 탓인지 미처 생각치 못한 부분들이 참 많다.


그 점에서 스티커도 그랬다.

나중에 찾아보고야 안 사실이지만, 그맘때 아이들이 참 좋아하는 놀이이면서, 집중력 및 소근육 발달에 좋은 '교육적으로도 가치가 있는 놀이' 라던데, 전혀... 사다줄 생각을 못했었다.

기본적으로 뛰어다니고 뭐든 만지고 싶어하는 활발한 성격의 딸아이는 가지고 있는 모든 장난감을 거실에 늘어놓기 일쑤라 더 이상 아이가 어지르는 물건을 사주기를 원하지 않는 남편덕에 소꿉놀이, 퍼즐 등의 어지럽히는 것들은 거의 구매하지 않는 편이었던 탓도 있었을 것이다.


너무도 감사하게도 동갑내기 딸아이를 가진 친구가 스티커북을 선물해주었다. 하긴 크레파스도 퍼즐도 다 이친구가 사준거였다. 역시나 미대 출신의 엄마는 다른가부다.

아이는 스티커북을 보자마자 탄성을 질렀고 며칠이 안가 동물친구들, 학교놀이 스티커북 두 권을 순식간에 끝냈다.

이제는 틈만나면


"엄마 스키터! 스키터 주세요!" 라고 외친다.


처음에는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 난감했으나, 비슷한 발음이 뭐가 있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스티커'를 이야기하는 듯. 어째서인지 "스티커"를 "스키터"로 기억해버린것이다.

"스.티.커!" 라고 제대로 알려주려해도 "스.키.터"라고 따라하니 당분간은 그냥 그렇게 두어야 하나부다.


스티커집을 몇개 더 사다주니, 아이는 더욱 신나한다.

종이 스티커를 스티커책에 붙이는 것도 모자라,

동그랗게 말아서 입으로 물고 있기도 하고,

이제는 좋아하는 장난감에도 스티커를 붙이기 시작했다.


mal.jpg 순식간에 만들어낸 스티커 작품


무언가 가득 하나하나 예쁘게 펼치는 것이 아니라,

덕지덕지 하나의 스티커 위에 다시 또하나를 붙이고, 그렇게 스티커를 쌓아간다.

사방에 붙어있는 스티커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남편도

아이가 스티커를 보면 눈이 반짝인다는 것에 마음이 조금 바뀌었나부다.


어느날, 아이가 좋아하는 바닷속 동물들이 가득한 입체 스티커들을 사들고 들어왔다.

아이는 그 스티커들 속에서 '니모를 찾아서'에 나오는 말리와 니모를 찾아내고 엄마에게 재잘거린다.

문어, 상어, 고래, 소라... 거실 벽면에 하나하나 바닷속 동물들이 헤엄쳐 다니기 시작한다.

종이 스티커보다 붙이고 떼기가 편한 타입이라, 엄마도 아빠도 아이가 스티커를 붙이는 걸 가만히 지켜본다.


그렇게 일주일이 흘렀을까,

가끔 무심코 바라본 집 안 어딘가에 바닷속 동물들이 있을 때가 가끔있다.


do.jpg 욕실 시계위에 자리잡은 아이의 핑크돌고래


평범한 일상, 그저 단순히 스티커 하나가 붙은것 뿐인데

뭔가 귀여움이 첨가된것 같아 조금 기분이 좋아진다.


즐거운 얼굴로 스티커를 붙이던 아이의 얼굴이 떠올라서 그런것일까?

아이가 삶에 들어와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생활을 더욱더 다채롭게 해주었는데

작은 스티커들이 그 역할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당분간은 떼지 말아야지.

따님, 그런데 천장에는 어떻게 붙인거니??

이전 06화딸이 좋아하는 것 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