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4. 위험하다
하루에 단 몇분 무엇을 했는지 떠올리며 오직 내 이야기 만을 쓴다.
이 브런치의 매거진은 그것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세상을 나 혼자 살아가는 게 아닌터라
매일매일을 이러저러한 사람들을 만나 여러가지 관계로 얽히고
그것이 나를 괴롭게 하기도 하고, 행복하게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하루가 일기에 남겨진다.
일단,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가장 어려운 남편과의 이야기는 쓰지 않기로 했고
그 외의 나를 둘러싼 아이, 친정엄마, 친구, 회사 이야기가 조금 조금씩
파편같은 조각들로 퀼트요를 만들듯이 쓰여지고 있는데,
이게 공개일기이다보니, 누군가에 대한 무언가에 대한 힘듦을 이야기할 때
굉장히 조심스러워 진다.
혹시 공개적인 자리에서 익명을 가장하고 누군가를 비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혹시 나는 어떤 식으로는 그 누군가를 밝히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그 상대방이 먼저 자신의 이야기임을 알아채고 상처받지 않을까... 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써도 되나? 저 이야기를 써도 되나? 하는 자기 검열이 어느샌가 조금 늘었다.
그러면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나쁘게 말하거나, 힘든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되잖아?
누군가가 이렇게 물을지도 모르지만,
세상이... 그렇게 핑크빛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하루에도 몇개씩 넘어야 하는 산이 생기고
그 모든 힘듦의 원인을 '내 탓이오'라고 하기에는 내 그릇은 너무나도 작다.
단순히 상황이 아닌, 원인과 결과, 해결법을 바라보는 것
상대를 비난하기에 앞서 나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는 것
그리고 좀 더 나아지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는 것
그렇게 하면 그 누군가가 보더라도 위험하지 않은 일기가 되려나?
비밀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지는 않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