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을

275. 맞았다

by Defie

연휴 마지막날

시댁, 친정 모두 서울에 사셔서 코로나 비대면에서는 제외, 이틀을 보내고

집에서 어영부영 아이와 이틀을 보내고나니

눈깜짝할새에 빨간날 끝에 닿아있었다.


날씨도 좋은데 어딘가 가야해!

아이에게 가고싶은 곳을 물으니

산에서 밤이랑 도토리를 따고 싶단다...

요즘엔 아무데서나 채집,수렵을 하는것도 법에걸리지...

부랴부랴 근교 밤따기체험장을 확인해봤으나 당일예약불가.


일단 집을 나섰다.


아빠 추모공원을 갔다가 실내입장은 금지라 허탕

근처의 허브랜드로 향했다.

북적북적거리던 야외 테라스는 한산~ 코로나때문인지 먹이를 줄 수있던 동물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근처를 산책하다가 발견한 밤나무! 누군가들이 이미 따갔는지 바닥에 밤송이들이 가득했다. 아이와 미처 발견되지못한 밤알갱이찾기! 한알 두알 작은 손에 밤이 하나씩 쌓일때마다 아이의 얼굴이 환해졌다.


일차수확 끝, 다른 밤나무로 발길을 돌렸다. 낮은언덕 아래로 드리워진 밤나무가지... 그 아래 입을 잔뜩 벌리고 갈색으로 변한 밤송이들이 보였다.

아이와, 남편 나란히 허리를 수그리고 하나를 줍고 다시 두어개를 줍는 순간, "아!" 입에서 아픔의 탄식이 나왔다. 무언가 머리를 쿵 찍고 바닥으로 떨어진 느낌.

"뭐에 맞은거 같아, 아...아파"

"밤송이 아니야?"

"아냐 뭔가 단단하고 뾰족한 작은거였어"

.

.

.

연신 머리를 문지르는 손가락을 따라 머리를 살펴본 남편이 말했다

"아, 진짜네? 피 살짝 난다"

"뭐!?"

언덕위 밤나무 뿌리가 있는쪽에서 밤을 줍던 누군가가 열매에 욕심을 부리고 던진 돌에 얹어맞은듯 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꽤 많았고

누가 했는지는 모르겠고...

불쾌한 마음을 애써달래며

집으로 향했다.


아이도 남편도 연신 괜찮냐고 물었지만,

뭐...머리다쳤을 때 피가보였으면 뇌출혈은 아니니까

괜찮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면서 주위를 안심시켰다. 물티슈로 눌러봤는데 피도 나다 만것같고...


집으로 가는길, 차 안에 앉아 가만히 생각해보니

누구라도 맞을 수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아이보다 키가 큰 내가 맞아서 다행이구나 라는 꽤나 긍정적인 결론에 도달했다.

그러고나니 아프고 짜증나는 느낌도 사그러들었다


남편은 간만에 아버님뵈러갔는데 납골당안까지 못들어가서 아버님이 벌주신것 아니야? 라고 말했지만

난 아빠가 딸을 꼭 닮은 손녀를 지켜주신 거였다고 믿기로 했다.


그렇게 연휴 마지막날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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