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292. 풀리지 않는다

by Defie

아직 주위 사람도 거의 알지 못하지만

얼마전, 나쁜 경험이 있었다.


관계와도 돈과도 얽혀있는...

무너진 신뢰와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막막함에

잠이 잘 오지 않지만,


일단 집에서는 내가 가장 '긍정적이며, 열정적인' 사람으로 포지셔닝이 되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나를 단도리 한 후, 상황을 가족에게 오픈하기로 했다.


정작 상대에게는 세상없는 쿨함으로 응대했지만

마음 속에 응어리가 있어

무언가 불편하다.


탁탁 털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입으로는 이미 '털어버렸다고 말하지만'

상처는 아직 고스란히 남아있다.


별거 아니야, 언제나처럼

이렇게 생각했지만

아 내 상태가 별거 아닌게 아니구라 라는걸 깨달을 때가


지하철이 눈 앞에서 지나가거나

손가락이 어디에 끼이거나

바람이 차다고 생각될때


별것도 아닌 이런 일에


나도 모르게 마스크 속 입 안에서 두 글자의 욕이 작게 흘러나온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감정의 해소로

혹은 상대를 위압하기 위해서 욕을 하지만,

나는 상대가 뭐든 말하는 내가 가장 먼저 듣는게 '내 입에서 나오는 욕'이어서

몇십년을 하지 않아왔는데


지금의 내 상황이 퍽이나 썩이나 나에게도 불만족스러운가부다.


마음을 다잡고

쓰러지지 않게 노력하면

어떤식으로든 시간이 그 상처를 덮어줄테고,

산 입에 거미줄 치겠어? 라는 생각을 하루에도 열두번 하면서도


혹시...

혹시...

혹시...

불안감이 가득한 상황들이 머릿속에서 떠다니고

그 인지부조화가 부딛쳐 입안에서 오염된 말들을 뱉어낸다.


불안한 나를 다독일 수 있는건 나밖에 없는데...

여기 털어놓는 것으로

조금 더 앞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기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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