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파티

299. 준비

by Defie

시험날짜를 받아들고 나서

이것저것 공부계획을 조금 세우다가

어느순간 다 까먹고 눈앞의 일에 시간을 다 쏟고난 후

시험이 코앞까지 다가왔을 때

비로소 벼락치기 공부를 시작하는 버릇은

DNA처럼 몸 어딘가에 남아있나보다.


토요일에 벌어질 아이와 조카들의 할로윈파티 준비

이제 겨우 어떻게 할지 감이 잡혔는데 날짜가 이미 코앞이라

온라인 배송으로 그날까지 오는게 1도없다.


할로윈파티는 도대체 왜 하는건가...

재밌게 놀려고 뭐하나 더 만든거지 모.

라고 생각하면서 나완 별 관계없겠거니 했었는데,

작년 아파트에서 "아파트 위상을 높이자, 아이들이 아파트를 자랑스럽게 하자"라는 목적으로 진행된 할로윈축제가 아이는 꽤 인상깊었는지(그때 조카들도 왔었다) 이번에도 안하냐고 물었었더랬다.

코로나도 있고 어른들의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무너지면서 올해는 사라진 할로윈 축제-

안한다는 말에 아쉬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못내 안쓰러워 "그럼 고모네서하면되지~"라고 내 발등을 제대로 찍어버린 나 자신...


기껏 불렀는데 실망시킬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머리로만 분주했던 2주가 지나

이제 3일 앞으로 그 날이 다가온 것이다.


언제꾸미고 언제준비하고 와서 뭘하지?

다들 이런 멋진것들을 하고 있구나... 검색하고 알아보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 수록 내가 할 수 있는 부분과의 괴리가 너무커 답은 멀어지던 순간

-

묘책이 떠올랐다.

'파티준비 자체를 파티이벤트로 하는거야!'


한 마디로 꾸미는 준비를 꾸미기 놀이로 승화시키자는 작전

음식은...?

그래 그것도 다 같이 할로윈 쿠키만들기로하는거지!


이렇게 제멋대로 준비와 행사를 축소시킨후 어쨌든 재료들은 필요하니 사자!고 알아본 날이 바로 어제 -0-

벼락치기 달인의 기질이 여기서도 발휘된 것이다.


온라인으로 안되니, 발품을 파는 수 밖에...

회사 근처, 집 근처에서 할로윈 소품재료를 살 만한 곳을 써칭했고

쿠팡 와우님께 조금 더 의지했다.

지하철 역에서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머핀을 뽐냈지만 정작 맛은 없어보여서 사지 못했던 마노핀까지 떠올렸는데, 다들 나랑 같은 마음이었는지.. 아.. 작년에 매출부진으로 사업을 거의 접다시피 했구나..

잠실역에서 그나마 남아있는 매장을 발견했지만 그 많던 가짓수는 사라지고 5개도 안되는 유령머핀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더 잘해야지, 더 멋지게 해줘야지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고 멋들어진 것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세상이 어떻게 하는 지 살펴보는 것 보다

그걸 내가 어떻게 소화할지 맞춰보고 실행해보는 시간이 더 많아야 하거늘...

그래서 벼락치기는 언제나 실패하는 것일 수 도 있겠다.


남은 며칠 최대한 열심히 준비해봐야지.

인스타에 올리고 "어머 예뻐요!"라고 듣고 싶은 내 욕심을 조금 빼고,

조금 조잡하더라도 아이들이 직접 꾸미고 만들고 함께 시간을 즐기는 그런 파티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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