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 마지막밤
노부부가 하는 듯한 작은 이자카야,
기본안주로 양배추샐러드가 나왔고,
나와 동행인은 맥주와 닭꼬치 몇개를 주문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소소하게 시월의 마지막밤을 보내는데,
양배추샐러드 안에 아무런 소스가 들어있지 않은 것을 발견,
찍어먹을 장도 없어서 주인 할머니를 불러서 '소스가 없냐'고 물었다.
그 때 되돌아온 대답이 이랬다.
"천천히 씹으면 단 맛이 나요"
할머니가 손주에게 이야기하듯 상냥함이 들어있는 말투에
100% 이해는 못했지만
대략 어떤 뜻인지 알것 같아서 그냥 '수긍'한 채 남은 술자리를 즐겼었다.
그렇게 시월의 마지막 밤은 아주 컴컴하고, 씹으면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양배추와 함께 지나갔었다.
그 이후로 양배추를 보면 가끔 그 때의 그 주인할머니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몇 번 우스개소리로 이야기하면서 웃곤 했지만
이제와서 다시금 생각해보니
그 본연의 가지고 있는 '맛'을 제대로 음미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셨던 것 아닐까..?
그 때와 지금의 나 또한
속도가 아닌 꾸준함과 천천히로 무언가를 음미해가는 나이가 되었으니까...
물론,
그냥 소스가 떨어져서 둘러대셨을 지도 모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