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꿈
계획했던 아이와 바깥 나들이는 취소.
밥을 먹이고, 유튜브를 보여주고,
같이 클레이놀이를 하는데 자꾸만 잠이 쏟아졌다.
안되겠다 싶어서 밀크티까지 한 잔 마셨으나 여전히 연신 하품이 나오는 실정-
마침 푹~ 쉬고 나온 남편이 거실로 나오길래
이 때다 싶어 잠시 눈을 붙이러 방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잠이 들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잊고 있던
그리운, 애틋한, 설레는 감정들을 가득 만나고
문득 잠에서 깼다.
해가진 어둑어둑한 저녁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게 아이가 옆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는게 보였다.
잠이 덜 깨서인지
주위가 너무 어두워서인지
아니면 너무 고요해서인지
꿈을 깬 것이 아니라,
그냥 지금 이 상태가 혹시 꿈인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순식간에 나이가 들어버린,
결혼을 하고 아이가 있고, 해야할 것이 아주 많지만
동시에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는 것이 아주 많아진 나이-
'지금 내가 여기 있는게 맞는거지?'
라는 생각이 머리를 잠깐 스치고 지나갔다.
아마 그 순간
다시 잠이 들면, 원래의 반짝이고, 애틋하고, 설레이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눈을 감아도 다시 잠은 돌아오지 않았고
조용한 방 안에서
또깍또깍 시계바늘 소리와 함께
아이의 낮고 귀여운 숨소리가 귀를 천천히 휘감기 시작했다.
잠깐의 설렘이 가라안고
다시 안정되는 마음으로 돌아서면서
'아 저녁준비를 해야되는데'
아이가 꺨 세라 천천히 문을 열고 거실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