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의 명백한 동거인인 아이와 나, 다음주에 아이가 학교에 갈 수 있으려면 일단 PCR검사부터 빨리 받아야 한다. '동거인'임을 확인시킬 수 있는 주민등록등본은 필수-
전자문진표부터 서둘러 작성하고, 등본은 중간에 가는 길에 프린트하기로 한후 아이 손을 잡고 선별진료소로 향했다. 바람은 꽤나 거셌고 걷기에는 애매한 먼 거리-
어리둥절한 아이에게 "빨리가서 검사해야 건강해져"라고 말해준 후 같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앞으로 전진했다. 아침식사도 했겠다 아이는 코를 찌르는 게 싫기는 하지만 엄마와의 산책이 신나는 느낌- 어미어마한 차이겠지만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아빠가 이렇게 아이에게 안심을 시켰었지 ... 라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10시10분, 선별진료소 도착- 3주일 전쯤에 왔던 때보다 사람들은 3배 정도 많은 듯 했다. 걸어가도 걸어가도 끝이 보이지 않아서 잠시 당황했지만 그래도 끝은 있었다. 뒤로 이어지는 사람들의 행렬을 보면서 서두르기를 잘했다는 안도의 숨을 함께 내쉬었다.
앞 사람들 끼리 실랑이가 있었고, 새치기가 있었고... 약 1시간의 기다림 후, 검사완료.
세번째 인데도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는 콧속의 침투- 조금 울었던 아이에게 '잘했다'는 칭찬과 '찝찝함에 대한 공감'을 나누며 약국에 들러 남편의 약을 받아 집으로 돌아왔다. 어제부터인가 확진자는 전화로 의사와 상담이 가능하고, 대리인이 약국에서 '무료로'약을 받아올 수 있다고 했다.
집에 도착하니 12시, 오전의 소동으로 기진맥진한 상태- 점심을 간단히 먹고,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지 잠시 생각했다. 아이도 나도 다행히 아무 증상도 나타나지 않고 있고, 남편도 꽤나 아픈 시간은 지난것 같았다. PCR검사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아직은 누가 위급한 것도 아니니까-
아쉬운 것은 이제 입학을 한 아이가 학교에 당분간 못갈 수 있다는 것 (그동안 아이들끼리 많이 친해지면 어떡하지..) 그리고 혹 내가 확진이 되고 아이가 음성이라도 아이를 어디 맡길 곳이 없으므로 함께 지내야 한다는 사실일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