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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fie Mar 16. 2022

아이가 학교에 간다

014. 다시 등교

아침 7시, 아이를 깨웠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편이었으나, 그간 집에서만 있다보니 여러가지 습관들이 흐트러진 상태

아이는 계속 쿨쿨 자고 있었다.

아이가 학수고대하던 이야기를 꺼내면서 아이를 깨웠다.

"학교 가자! 오늘 학교 가는 날이잖아. 학교 안 갈꺼야?"

아이가 번쩍 눈을뜨고 "학교 갈거야~" 대답을 했다.

기상완료


TV를 보는 아이에게 아침 식사를 묻는다. 많은 음식을 준비해두는 것도 아니고, 평범보다 가끔은 아래곡선으로 향하는 엄마의 실력을 기준으로 하면 그다지 선택지는 많지 않다^^

"뭐 먹을래 아침?"

"음... 동글밥 6개"


김자반에 동그랗게 만 밥 6개- 밥 먹는 건 좋아하지만 이것저것 골고루, 자리에 앉아서, 딴 짓 안하고, 말도 잘 못하는 식사시간이 아이이게는 썩 달갑지 않고, 가장 빠르게 밥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은 밥에 김이 섞여있고, 한 입에 쏙 먹을 수 있는 작은 공모양의 밥이다.


빨리 먹고 학교에 가고 싶겠지... 싶어 서둘러 아침을 준비하면서,

남편은 자가키트를 꺼냈다.

자가격리는 끝났지만, 그래도 최소한 주위에 폐를 끼치지 않으려면 키트 음성 정도는 나와야 된다는것이 나와 남편의 생각-

다행히 아이도, 나도 음성이 나왔다.


업무 준비 중인 나를 뒤로하고, 아이는 아빠와 학교로 향했고, 남편이 잔뜩 신나하면서 뛰어가는 아이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보여줬다.


등교가 남편 몫이라면, 하교는 나의 몫-

자가격리 해제는 나와 아이 둘다에게 해당되는 일이었고, 아이의 숙원이 '등교'였다면

갑자기 생긴 나의 숙원은 '물리치료 병원행'이었다.

어제부터 말썽을 부렸던 목?의 움직임불가 증상이 오늘 아침에도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의 하교시간을 고려해서 점심시간 조금 일찍 병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대기는 없음

이름과 생년월일을 이야기하자마자, 접수대분이 "확진되셨어요?"라고 묻는다.

역시나 병원의 시스템은... "네"라고 가볍게 말하지만 (법을 어기고 나온것은 아니니까)뭔가 불이익?을 당할까 조금 걱정?다행히 별 말 없이 진료를 받고 물리치료실로 향했다.


그곳에서도 "확진되셨어요?" 한마디- 접수대보다는 조금 더 화들짝 놀라는 느낌?

알려주신 침대에 누워 치료를 기다리는데, 치료사분이 커텐사이로 얼굴을 빼꼼 내밀고 말씀을 하기 시작했다.

"요새 확진자가 너무 많아서, 코로나 안걸리면 친구없는 거라 그러던데, ... 확진되면 많이 아파요?"
아... 놀라는 느낌이 '두려움'이 아닌 '궁금함'이었구나..

안도의 생각을 하면서 확진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가능한한 자세히 대답했다.


35분의 치료, 전보다 조금은 나아진 느낌으로 서둘러 아이의 학교로 향했다.

정문과 후문- 아이가 오기로 한 곳은 후문인데 다른 아이들이 다 오는데도 아이는 오지 않는다.

휴대폰도 없는 아이인데, .... 거기에 이제 회사 점심시간이 끝나가는데... 두가지 걱정-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아이가 다른 문으로 나가서 엄마가 어디있는지 확인을 하러 전화를 했던 것이었다. 어디 있는지 설명해주고 5분뒤 아이가 뛰어왔다.


"전화는 어떻게 했어?"

"태권도 사범님한테 빌렸어"

"oo가 달라고 했어?"

"응, 엄마한테 전화한다고 이야기하고 빌렸어"

"잘했어. 다음부터는 엄마 이쪽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여기로 와야해"

"응"

어디가서 혼자 길잃고 울고 있지는 않겠구나.... 라는 생각에 조금 안심되고 뿌듯해졌다. 


물리치료를 받고 바로 데리러가느라 미처 못 받은 약을 처방받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묵이 안 돌아가더라도 할 일은 신더미이고, 아이는 그 동안 엄마가 있지만 있으면서도 없는 곳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벽 하나를 사이에두고

엄마의 업무가, 아이의 재미있으면서도 금세 무료해지는 TV보기가 이어졌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게 할 수는 없으니

4월부터는 학원을 보내든 뭐든 해야겠다는 생각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방과후 수업은 겨우 1개 당첨되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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