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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fie Mar 19. 2022

아이가 학교에 간다

016. 점심시간의 아주 작은 여유가....

남편이 1박2일 업무를 하러 떠나고, 내일까지 아이 등하교 담당은 내가 되었다.

재택근무였음에도 바빠서 아이 입학식도 참석 못했던터라

남편은 혹 내가 아이 등하교 시간에 움직이지 못할까봐 걱정이 있는 듯 했다.

집에서 학교까지는 10분 도 채 걸리지 않지만,

큰 도로가 하나 있고, 아파트 바로 앞에는 마무리 단계이긴 하지만 아직도 공사가 한창인 건물이 있다.

휴대폰도 없는 아이가, 엄마가 갑자기 안오는 상황이 발생했을때,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걱정이 당연히 있을 것이다.

친정엄마, 정 급하면 30분 거리에 사는 올케, 진짜 마지막 수단인 1시간 거리의 시어머니께 까자리도 이야기를 하라고 전에 어느정도 정해두기는 했지만 일단 이번주는 자가격리 주간에 속하니, (비록 일주일 격리는 끝났어도 3일간 조심하라는 지침도 있었고, 집 안 어딘가에는 아직도 코로나씨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누군가를 부르기에도 녹록치 않은 주이기도 하다.


입학식을 놓치고 나서의 회사업무를 바라보는 내 시선과 우선순위가 조금 변했고, 

추가로 마음속 결심 하나가 '회사에 어떤 일이 있더라도 아이의 중요한 일은 뒤로 미뤄져서는 안된다' 였기에

"괜찮아, 내가 책임질게"라고 호기롭게 이야기해주었다.


서둘러 밥을 먹이고 부랴부랴 등교를 시키고 돌아오니 오전 8시55분-

아이의 하교 시간은 점심 시간 거의 끝자락이라 방해받을 일이 거의 없음에도, 일단 앞뒤 회의는 잡아두지 않았고, 요 며칠 물리치료까지 병행하느라 점시도 거른게 떠올라 오늘은 밥은 먹자싶어 3분카레를 사다두었다. 


하교시간- 아이를 만나 꽉 안아주고 "엄마 나 놀래~" 하는 아이에게 "저기 정글짐 한 번 올라갔다와 "라고 선심쓰듯 이야기한 후, 3분정도 후 아이손을 꼭 잡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는 아빠가 전에 알려준 대로, 옷을 갈아입고 손발을 깨끗이 씻은 후, 학교에서 받은 것들을 꺼내, 식탁위에 가지런히 놓아두었다. 마무리는 외투 정리하기-


그리고 엄마의 업무가, 아이의 거실에서의 생활이 다시 펼쳐졌다.


재택근무로 '맛있는 것을 먹는 점심시간'의 즐거움이 사라진 뒤

다시 새로운 꺼리를 만든 것이 '식사시간 20분 동안 애니메이션 1개 보기'였는데 당분간은 그 시간도 사라져버린 듯 하다.

그래도 가족 모두가 온전하고 건강함에

'큰 일 없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 라고 다시금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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