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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fie Mar 26. 2022

아이가 학교에 간다

021. 5분 달리기

"아니! 그게 무슨 일이야!?"

동업자의 배신

혹은 부모의 반대를 무시하고 결혼을 하겠다고 집을 나간

자식의 소식에 분노하며

뒷 목을 잡고 쓰러지는 드라마의 클리쉐가

떠오른 것은

스트레스가 잔뜩 쌓인 어느날 아침

뒷목이 불편해진 내 상태 때문이었다.


지난주 며칠간의 물리치료와 진통제로

나았다 생각했더니 그건 그저 바램뿐이었던듯

주말을 지나 업무와 함께 다시 목이 안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이의 오늘 하교시간은 오후12시 50분

점심시간 1시간동안 물리치료를 받고 아이하교를 마쳐야한다.

하루 세끼중 가장 공들여먹었던 점심식사는 가볍게 패스~


아이의 하교시간, 물리치료시간, 병원까지 가는 시간을  역순으로 계산해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놨다.


일단 무사히 점심시간 시작,

병원에 도착한 것 까지는 계획대로 흘러갔으나

대기환자가 많아 약처방은 패스,

물리치료를 받고나니 아이 하교가 5분밖에 안남아있었다


별수없지...

지끈지끈거리는 뒷목을 잡고 달리기 시작

1학년 아이들을 기다리는 엄마들이 가득 모여있는 정문을 지나 후문으로 향했다

하교시간 3분초과

저 멀리서 아이가 잠깐 엄마를 찾아 두리번 거리더니

이내 정글짐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엄마가 안보이면 놀라지 말고

조금만 기다려줘.


아이는 엄마의 이야기를 잘 지켜주고 있었다.


손 꼭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오래간만에 뛰어서 그런지  아직 찬 숨이 가라앉지는 않았지만

기분만큼은 상쾌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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