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이 많은 한 주의 마무리를 알리는 금요일! 아침부터 여유로운 기분이 드는 건 기분 탓 만은 아니다. 집에서 회사로 향하는 도로의 차가 월요일에 비해서 1/2 수준으로 줄어듦으로써 회사까지 걸리는 시간도 30분 정도 단축되기 때문이다. '금요일'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지각의 위험에서 저만치~ 벗어날 수 있는데, 그게 더군다나 금요일이라니! 이사하고 얻은 금요일의 축복 같은 느낌이다. (그 반대로 월요일의 지옥도 있다...^^;) 다들 월-금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월요일의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 간 걸까?
예전 리조트 PR을 할 때 골프장 콘텐츠를 위해서 목요일 오전에 골프장을 방문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놀라운 광경을 보았다. 주차장을 가득 메운 차량, 그리고 여유롭게 목요일 오전을 즐기고 있는 골프장 사람들의 모습- 여유롭게 즐기는 사람들 사이사이로 그들의 편의를 돕는 목요일의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같이 보였다. 그리고 나 또한 그중 하나였다. '아... 저런 여유로운 사람들을 위해 누군가들이 개미같이 일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하루 번 돈으로 한 달을 모아서 월급으로 받는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의 생활은 이렇다. 그러니 일하지 않으면 돈이 생기지 않는다. 그렇다고 노후복지가 잘 되어 있는 나라는 아니기 때문에 나를 위해서, 그리고 내 자식을 위해서는 언제까지라도 '돈'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하루하루 번 돈'이 점차 줄어들거나 사라진다. 수명은 늘어나고 몸 이곳저곳이 고장 나면서 '병원비'도 많이 늘어날 텐데, 반대로 수입이 없어진다면... 그만큼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그전에 돈을 벌어놔야 한다.
요즘 부동산에 대한민국 모두의 눈이 쏠려 있는 것 도 같은 이유다. 업무상 콘텐츠로 다뤄야 하는 분야라서 입사와 동시에 본의 아니게 나라 부동산 정책이 어떻고 전망이 어떻고를 공부하고 있는데, 왜 사람들이 그렇게 몰리는지 200% 이상 이해가 간다. 누군가는 돈을 벌었고 그 돈이 내가 몇십 년 허리띠를 졸라매고 일했던 것의 몇 배라면, '그때 뛰어들지 않았던 내가 바보다'라는 생각으로 자책하면서 뒤늦게라도 뛰어들 수밖에 없다. 대기업 총수가, 워런 버핏 같은 부자들이 얼마를 벌었느냐는 관심 없다. 나랑 입사 동기인 박 과장이, 우리 옆 집의 미란이 엄마가 대출을 잔뜩 받아 사놓았던 집이, 혹은 내가 지금 전세로 살고 있는 이 집 값이 엄청나게 뛰어서 그 차액만큼의 이득을 봤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금요일의 사람들은 절망할 수밖에 없다. 열심히 하는 것 따위 말고, 왜 남들처럼 조금 더 요령 있게 살지 못할까...라는 자책을 함께 하면서..
부동산 관련 정보들을 모아 콘텐츠를 쓰지만, 투자에 대한 조언을 하거나 의견을 덧붙이지는 않는다. 그쪽 방면의 전문가가 아니기도 하고, 섣불리 누가 그렇다 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두가 예측하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책임지지 않는 것이 부동산 투자이고, 어디가 좋데~라고 나 같은 '서민'에 까지 들어오는 정보란 이미 온 국민이 알고 있는 정보이므로 하등 쓸모가 없는 팁일 수도 있다. '위기는 기회다'는 말도 있지만 투자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나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모든 것에는 상승과 하락이 있다. 그 하락을 돈 많은 투자가들이 아닌, 감당할 수 없는 '금요일의 사람들'이 맞이하게 될까 봐, 나는 조금 겁이 난다.
퇴근길, 아이의 독감으로 유난히 길었던 한주라 가족들과 간단히 맛있는 것을 먹기로 했다. 회사 앞이 가락시장이므로, 자주 주문해먹는 횟집에서 모둠회를 하나 포장해서 버스에 올랐다. 아침에는 차가 그렇게 적더니, 퇴근길 도로는 조금 밀린다. 금요일 출근길에 사람들이 없었던 건, 일을 안 해서가 아니라 월요일에 출근했다가 금요일에 돌아오는 사람들 때문인 것 아닐까? 출퇴근을 하지 못하고 일하는 사람들 말이야...
곱게 포장된 회가 내 무릎의 온기로 따뜻해지지 않게 조심하면서 다시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
어쨌든 무사히 한 주를 살아냈다. 장하다.
나를 칭찬해 준다. 진심을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