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elight Feb 27. 2022

팩트체크도 어쩔 수 없는 가짜뉴스의 경제학

가짜뉴스가 문제가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이상하다 싶은 것은 팩트체크 활동이 활발한데도 가짜뉴스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201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가 쓴 내러티브경제학을 보니 가짜뉴스가 계속해서 맹위를 떨치는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다행이도 단순한 문제에 있어서 현대 사회는 사실에 집중하는 편이다. 혹은 오류를 발견할 경우 최소한 이를 바로잡으려 한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집 근처에 있는 고속도로  번호를 정확하게 말했음에도 만일 누군가 잘못을 지적하면 시정할 것이다.  또한 의사들이 진실을 말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어쨌든 대부분은 말이다.
  반면 2003년 연구조사에서 세계 보건기구는 만성질환 치료에 있어서 환자의 불응이 전 세계적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WHO는 선진국 환자들의 50퍼센트만이 만성질환 치료를 위해 의사의 지시에 순응하며 심지어 신흥국가에서는 그 수가 더욱 적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의사보다도 논란의 여지가 더 많은 경제전문가나 자산관리사의 조언은 어떤가? 사람들은 그들의 조언을 더욱 듣지 않을 것이며, 이는 큰 문제를 초래할 것이다.  하지만 조언의 끝은 어디고  추측의 시작은 어디인가? 정보에 입각한 추측과 대화,또는 지어낸 이야기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이런 것들의 경계는 매우 모호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이야기의 전염율을 높이는 것은 기저에 내포된 진실이 아니다. 전염성이 강한 이야기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재빨리 사람들의 관심을 휘어잡고 깊은 인상을 남기는 이야기다.


이걸 어떻게 봐야 할까? 저자는 이와 관련한 논문 내용을 인용한다.

  소로쉬 보수기 및 공저자는 2018년 <사이언스>지에 소셜 미디어 데이터를 활용해 진짜 이야기와 가짜 이야기의 전염률을 비교한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6개의 팩트체크 사이트-스노프스닷컴, 폴리티팩트닷컴, 팩트체크닷오알지, 트루스오어픽션닷컴, 혹스슬레이어닷컴, 어반레전드닷어바웃닷컴-에서 사실 여부를 검토해 무슨 이야기가 가짜고 진실인지를 판단했고 95~98% 퍼센트의 확률로 각 사이트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더불어 3백만명 규모로 확산된 12만6000개의 루머를 살펴보고 가짜 이야기가 진실보다 트위터에서 리트윗될 확률이 여섯배다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이 트위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해석했다. 어쩌면 그 당시 기존 언론 매체에 대한 불신이 유독 높았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을 수도 있다. 어쨌거나 연구진은 사람들이 새로운 정보를 공유할 확률이 크다는 가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로써 이야기의 전염은 남들을 놀래키거나 흥분시키고 싶은 욕구가 반영된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약간의 반전을 덧붙일 수도 있다. 잘못된 이야기를 바로 잡는 새로운 이야기는 가짜 이야기보다 전염성이 낮다는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마이크로소프트의 부활이 스타트업들에 주는 메시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