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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Jul 30. 2017

공화당 닉슨 대통령도 기본 소득을 주장했던 이유

[북앤톡]거대한 불평등을 읽고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증세 및, 최저임금 확대 정책에 대해 시장과 자본주의 경제학을 몰라서 그러는 것이라고 비판하는 소위 경제전문가들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세상에 경제학은 단하나이며, 불변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소위 경제전문가들이 말하는 자본주의 경제는 단하나이며, 불변하는 것이 아니다.


이해관계자들에게 돌아가는 파이를 놓고 어떻게 선을 긋느냐에 따라  자본주의는 다양한 방식이 존재해왔고, 지금도 그러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한국의 경우 분배를 강조하는 냄새가 풍기면 반시장적이라고 도마위에 오르는 경우가 많지만 분배 역시 자본주의 경제를 떠받치는 중요한 요소다.


분배가 강조되면 경제는 반드시 죽는 것이 아니라, 죽었다가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는 것이 자본주의가 보여준 역사였다.


그래서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증세 및 최저임금 확대 정책에 대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진지하게, 따져보려 하지 않고, 경제를 몰라서 그러는 것이라는 식으로 비아냥거리는 소위 경제 전문가들을 보면 솔직히 어이가 없다.


이들에게 분배와 규제가 성장에 중요하다는 논리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리클리츠 같은 경제학자들은 어떤 의미일까? 조지프 스티글리츠가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는 것은 그들의 논리가 세계 자본주의 경제에서 나를 의미가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일 것이다. 물론 어느 소위 경제전문가는 노벨상 수상자 결정하는 노벨위원회가 경제와 자본주의를 몰라서 조지프 스티글리츠같은 이에게 상을 줬을 것이라고 주장할지도 모르겠다.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그동안 많은 책과 칼럼을 통해 세계 자본주의가  점점1%를 위한 구조로 바뀌고 있는 상황을 비판해왔다.


그에 따르면 부의 집중은 불평등 심화와 이어지고, 이것은 다시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불평등을 줄여 총수요를 늘려야 하고, 부의 집중을 견제할 수 있는 각종 규제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정치권이 움직여줘야 하는데, 이미 정치권은 1%에 해당하는 이들에게 인지 포확당해, 점점더 1%를 위한 대변인이 되어가고 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가장 최신 책인 '거대한 불평등'에서도 중하위층에 대한 분배 개선이 불평등 완화와 경제 성장에 확실한 해결책이라는 메시지가 계속해서 강조되고 있다. 중하위층의 소비 여력이 너무 약화된 상황인 만큼, 총수요를 늘리려면 이들의 소득을 늘려주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1%들에 대한 감세나 낙수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은 근거없는 사기극일 뿐이다.


우리는 평등성 강화와 국내 총생산 증대를 동시에 이룰 수 있다. 세금과 이전 지출을 반영하기전, 소득을 올리는 정책과 경제 전반의 성과를 강화하는 소득 재분배 정책을 이용하면 된다.  예컨대, 부유층의 토지 자본 수익에 대한 과세 정책을 실시하면, 생산적인 투자가 확대되고 일자리가 늘어난다. 금융 부분의 과도한 소득을 억제하면, 재능 있는 사람들이 경제의 생산성을 강화하는 활동으로 대거 이동한다.
소련 노동자들 사이에서 불공평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야말로, 소비에트 경제의 공동화와 궁극적인 붕괴를 초래한 결정타였다. 소련의 옛 속담에, 그들은 임금을 주는 시늉만 하고, 우리는 일을 하는 시늉만 한다는 말이 있다."


역사적으로 분배는 성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토마 피케티가 자신의 책 21세기 자본에서 자본주의 역사상 이례적으로 불평등이 완화되었던 시기, 자본주의 역사에선 황금시대라고 평가되는 50~70년대는 중하위층 소득을 늘리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이 힘을 내던 시기였다.


핸리 포드는 감상적인 인물이라고 평가된 적이 없지만, 자신의 사적 이익과 자기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 할수 있는 최선의 조치는 노동자들에게 풍적인 임금을 지급하는 것임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풍족한 임금을 주면,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을 할 뿐 아니라, 자기 기업이 생산한 자동차를 살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정통 귀족 계측 출신인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미국 자본주의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세금과 사회 복지 정책을 통해 부를 고르게 분배하면서, 동시에 규제 정책을 통해, 자본주의의 탐욕을 억제하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조작에 능한 냉소주의자로 후대에 알려진 리처드 닉슨은 사회적 화합과 경제적 안정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투자라고 판단했고, 실제로 메디케어, 헤드스타트, 소셜 시큐리티, 그리고 환경 보호 사업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 닉슨은 연간 기본 소득을 보장하자는 안을 내놓기 까지 했다.
이것은 백여년전에 위대한 알프레드 마셜이 정교화한 이론이다. 그는 높은 임금을 받는 노동을 대체로 효율성이 높고, 따라서 비싼 노동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명제를 단순한 이론으로 치부하는건 옳지 않다. 수많은 경제학 실험을 통해서 입증되고 있는 이론이기 때문이다.

거대한 불평등은 1%가 아니라 99%를 위한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불평등은 어쩔 수 없는 결과가 아니라 시민들의 정치적 선택의 결과이다. 1%에 점점 포섭되가는 정치인들을 견제하고 99%쪽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는 깨어있는 시민들이 늘어난다면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 성장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개방과 규제 완화가 살길이며, 분배는 성장 잠재력을 죽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신자유주의경제학자들이 경제 담론을 주도하는 한국 상황에선 조지프 스티글리츠와 같은 주장은  아직은 마이너리그를 벗어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자본주의와 경제학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한쪽의 주장이 마치 법칙처럼 통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의 한국 현실에선 조지프 스티글리츠, 로버트 라이시, 폴 크루그먼 같은 미국 경제학자들의 글이 좀더 대중적으로 읽힐 필요가 있다. 이들은 모두 한국의 주류 경제학자들이 자본주의의 롤모델로 추앙하는 미국 주류 언론에서도 중량감 있는 필자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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