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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로도 위로할 수 없는

by 볼우물

어떤 말을 해야 위로가 될까 지금껏 수많은 글을 써왔음에도 위로가 될 만한 어떤 문장도 찾지 못했다 위로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인간이 감당하기엔 너무 벅찬 슬픔인 것이 분명했다 내가 기르던 햄스터가 죽었을 때, 좋아하는 사람과 이별을 했을 때, 좋아하던 연예인의 사망 소식을 접했을 때의 슬픔과는 비교할 수도 없었다 감히 그 규모를 상상할 수도 없었다 아마 난 널 끝까지 위로할 수 없을 거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정말 맞는 걸까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지는 게 아닐까 너가 흘리는 눈물이 한 양동이를 채우고 항아리를 채워서 시냇물이 되어 강을 만들면 어떡하지 거대한 바다를 만든다면 난 너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할까 파도와 맞서 싸우기 위해 서핑을 배워야 할까 쓰나미가 올 것을 대비해 방파제가 되어야 할까 아니면 너의 슬픔 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가 되어야 할까 나는 과연 널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돌멩이가 돼 버린 것 같아 미안하다 그러나 조금 더 다가갔다간 혹시라도 내가 더 큰 바다를 만드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때문에 그냥 돌멩이가 되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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