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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us Jun 23. 2015

도쿄 미술관 여행
- 6. 도쿄도현대미술관

도쿄도현대미술관은 지난번 도쿄 여행 때는 안 갔던 곳이라 일단은 제대로 잘 찾아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했습니다. 역에서 꽤 멀리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다행히 지하철에 나오니 방향 표지판이 바로 보이고 계속 길을 따라 가면서도 안내판이  중간중간 있어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어느 역에서 출발하느냐에 따라 차이는 조금 있겠지만 걸어서 15~20분은 걸리는 거리니 혹시 가실 분은 길가 풍경을 즐긴다 생각하는 여유를 갖고 이동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도쿄도현대미술관


아래는 미술관 앞 주차공간과 버스정류장 모습입니다. ▽▽▽ 형태의 미술관 모습이  여기서부터 보이기 시작하는데요, 이렇게 보면 단층 건물처럼 보이지만 지하 2층과 지상 3층으로 이뤄진 매우 큰 규모의 미술관이었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4개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는데요 저는 시간이 없어서 기획전인 Time of Others 전과 상설 소장품 전시회인 Collection Becoming을 보았습니다. 실제 여기 저기 있는 포스터나 홍보를 보면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전시회는 모델로 활동한 야마구치 사요코[山口小夜子](1949~2007) 전이었는데 좀 더 다양한 작품을 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Time of Others 전을 보았습니다. 아래는 미술관 정면 모습과 제가 본 두 전시회의 포스터~


먼저 Time Of Others 전은 회화부터 설치, 조각, 영상, 사운드 등 매우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전시 소개의 첫 구절처럼 "멀리 떨어져 있는 시대와 사람. 나와는 연결되지 않은 사람"(遠く離れた場所や時代の人々。自分とはつながりを持たない人。)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국내 작가의 작품도 있어서 재미있었는데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싱가포르의 작가  Bruce Quek(1986~)의  〈거울의 회랑 : 동남아 보고서 鏡の回廊:東南アジア・レポート〉라는 작품이었습니다. 아시아 각 국가의 환경이나 범죄, 의료, 재해와 관련한 수치를 25대의 시계로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시계가 한바퀴 돌 때 A라는 범죄가 1건 발생한 것을 의미하는데 각 통계항목의 유형마다 시계가 움직이는 속도가 다른 식이었습니다. 작가의 이전 작품으로는 같은 형식으로 사망원인에 대한 것으로만 구성한 작품도 있었다는데 이번 작품은 여러 가지 통계를 이용했다고 합니다. 들어갈 때 바코드를 받고 나올 때 그 바코드를 찍으면 해당 공간에 머물렀던 시간 동안 일어난 일을  프린트해주는 방식도 인상적이었습니다.(사망원인으로만 전시한 전시회 때는 해당 머문 시간 만큼 몇 명이 죽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고 하네요.)


내부 촬영은 금지되어 있어서 YouTube에 올라온 작품 동영상을 올립니다. 위의 것은 한바퀴 도는데 14초, 아래 것은 한바퀴 도는데 3초. 저런 시계 25개가 놓여있고 각 시계마다 어떤 통계인지를 나타내는 이름표가 붙어 있었습니다.


https://youtu.be/qWxdPIZcjoY

https://youtu.be/TY8W5VBYyRc


상설작품 전시인 Collection Becoming은 개관 20주년 기념으로 마련된 것으로 약 4,700점이 넘는 박물관 소장품 중 수집과 보관이라는 큰 주제를 드러낼 수 있는 작품들만 묶어낸 전시였습니다.


일부러 캔버스의 뒤편도 보여주면서 이 작품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 이 미술관에 오게 되었는 지를 보여준다던가(실제 작품 뒷면은 작품 소장처의 스티커나 택배 운송장, 취급주의 스티커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어서 마치 그 부분만 봐도 현대회화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 도쿄와 관련한 컬렉션, 아래 사진 촬영이 허용된 이토 코쇼[伊藤公象]의 〈알루미나의 에로스 (흰색  고체는...) アルミナのエロス (白い固形は ・・・)〉처럼 실제 작가가 계속 바꿔나가는 작품을 전시하는 등 흥미로운 구성이 많았습니다.


왼쪽 사진은 위층에서, 오른쪽은 가까이서 찍어봤는데요 미술관 블로그에 어떤 식으로 작가가 작업했는지 올라와 있습니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가족 단위로 놀러 미술관에 온 분들도 많았는데요, 아래 첫번째 사진에 있는 소파는 편안해서 다들 누워서 뒹굴뒹굴 거리고 있는 분들이 많더군요. 저도 한 번 앉아봤는데 무척 편안했습니다. ^^


로비에는 야베노 겐지[ヤノベケンジ]의 〈로킹 매머드 ロッキング・マンモス〉(2005)라는 재미있는 작품이 있었습니다. 작가의 공식 사이트를 보니 실제 작가가 매머드를 타고 있는 사진도 있네요. : )


미술관 지하에는 미술도서관이 있었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문을 닫을 시간이라서 들어가지 못했는데 다음에 들를 때는 꼭 한 번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할 정도로 규모가 큰 곳이었습니다. 홈페이지 설명을 보니 미술 관계 도서 51,000권, 전시회 카탈로그 65,000권을 소장하고 있는 상당히 큰 도서관 이더군요.(도서관 바로 앞에는 레스토랑이~)


천천히 미술관을 둘러 보고 나오니 어둑어둑해졌네요, 전시회도 알차고 미술관도 멋져서 즐거운 마음으로 미술관을 나섰습니다. 이렇게 도쿄에서의 둘째날 미술관 여행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2박 3일 짧은 일정의 마지막 날이라 아쉽다는 생각을 하면서 짐도 챙기고 내일 일정도 짜면서 하루를 마무리 헀습니다.


7번째 미술관은 분카무라미술관입니다.

(도쿄 미술관 여행- 7. 분카무라미술관 https://brunch.co.kr/@delius/23 )



p.s. 미술관에서 역으로 가는 길에 동네 빵집에 들어서 케이크와 커피를 마셨습니다. 역이랑 가까운 쪽에 있는 Coo라는 이름의 빵집으로 부부가 운영하는 곳인 것 같았는데요 혹시 미술관에 가신다면 한 번 들러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올리면서 보니 다시 먹고 싶어지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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