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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혁 delivan Dec 29. 2019

구글의 운명을 바꾼 경영 도구, OKR

전설적인 벤처 투자자가 구글에 전해준 성공 방식

구글과 아마존을 키운 벤처 투자자로 잘 알려진 존 도어는 1999년, 고민 끝에 당시엔 신생기업이었던 구글에 투자하기로 결정을 내린다. 그는 당시 구글의 두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매우 똑똑하고 기업가 정신이 투철한 청년이란 걸 단번에 알았지만, 스탠포드 대학원을 이제 막 중퇴한 이들에게 실질적인 경영 능력 기대하기는 어려웠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인텔에서 일하던 시절, 그의 상사이자 위대한 경영자로 잘 알려진 앤디 그로브에게서 배운 OKR 이라는 경영 시스템을  창업자와 구글 직원들에게 전파하기로 한다. 구글은 적극적으로 OKR을 도입하고 실행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일하는 회사라 불리며, 동시에 엄청난 성과를 내는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


<OKR - 전설적인 벤처 투자자가 구글에 전해준 성공 방식>은 구글의 로켓 성장에 기반이 된 OKR에 대해 다양한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OKR은 전설적인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가 고안하고, 앤디 그로브가 재창조했으며, 존 도어가 전파한 혁신적인 경영 도구다. 현재 구글을 비롯해 아마존, 삼성, 트위터, 링크드인, 에어비엔비 등 소위 잘 나가는 IT 기업들에서 그 효과와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구글의 설립자인 래리 페이지와 존 도어 | ©세종서적


OKR의 개념

OKR은 목표(Objective)핵심 결과(Key Result)의 줄임말로, 팀 혹은 개인이 목표를 세우고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하는 도구이자 시스템이다. 


여기서 목표(O)는 우리가 궁극적으로 성취해야 할 대상,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말한다. 공격적이고 동시에 현실적이어야 하며, 성공 가능성을 떠나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단순해야 한다. 행동 지향적(~하기)이고 영감을 자극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가면 더 좋다.


예시)

- 제품의 브랜드 이미지 높이기
- 국내 최고의 기업 문화 구축하기
- 프리미어리그 우승하기

효과적으로 작성한 목표는 애매모호한 생각과 행동을 방지하여 불필요한 일을 하지 않도록 만든다. 


핵심 결과(KR)는 우리가 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이며 목적지에 다다르기 위한 이정표와 같다. 앞서 세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지표여야 한다. 중요한 특징은 측정과 검증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이다. 숫자가 들어간다거나, 충족/충족하지 못함을 판단할 수 있는 뚜렷한 기준이 있는 것이 좋다.


예시)

- 고객 후기 5점 만점에 4.5점 이상으로 만들기
- 사내 직원들의 도서 구입비 지원하기
- 무실점 경기 15회 달성하기

존 도어는 보통 목표 하나 당 3~5가지의 핵심 결과 묶는 것이 적당하다고 조언한다. 너무 많은 핵심 결과는 집중력을 흩뜨리고 측정을 까다롭게 만든다. 또한 핵심 결과들을 모두 성취했다면 목표는 당연히 이뤄져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애초에 OKR을 잘못 설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렇게 목표를 달성했다면 모두가 인정할만한 뚜렷한 가치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존 도어가 인텔에서 근무할 때 처음으로 작성했다는 OKR


사실 OKR의 개념 자체는 단순하다. 하지만 조직 단위로 OKR을 수립하고 지키는 일은 단순하지 않다. 반드시 엄격함, 강한 의지,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필요로 한다.


또한 단지 목표를 만들고 점검하는 것으로 끝나선 안된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때 OKR은 그 진가를 발휘한다. 특히 다음에 소개할 핵심 원칙 4가지를 기반에 두고 실행해야 한다.


OKR의 핵심 원칙 4가지

1. 집중과 전념

성공적인 조직은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몇 가지 전략에 집중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뒤로 미룰 줄 안다. 그렇기 때문에 OKR을 기반으로 계획과 일정에 따라 몇 가지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 각 주기(분기 혹은 연간)마다 3~5가지의 목표에 집중하고, 각 목표에 대해 5가지 이하의 핵심 결과를 정의하자. 핵심 결과에 추가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면 여러 주기에 걸친 목표로 확장하자.


구글은 '세상의 모든 정보를 수집해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정리하기'라는 사명에 집중했다. 안드로이드, 구글 어스, 크롬 및 새롭게 개선된 유튜브 검색 엔진을 비롯하여 구글의 모든 제품은 하나의 혈통에서 탄생했다. 즉, OKR을 기반으로 기업 사명에 집중함으로써 경영진들은 성공적으로 제품 개발을 이끌었다.


물론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경영진으로부터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활기를 불어넣는 강력한 OKR은 종종 현장 근로자에게서 시작된다. 하지만 그로 인해 너무 많은 OKR이 만들어진다면, 구성원들의 노력이 집중되지 않고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 않아도 되는 것, 포기할 것, 미뤄도 좋은 것,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을 선별해서 실제로 필요한 역량을 키우는 데 전념해야 한다.


2. 정렬과 연결

OKR을 세우고 나면 실질적인 업무가 시작된다. 계획 수립 단계를 지나 실행 단계로 들어갈 때 관리자를 비롯한 모든 직원은 자신의 업무가 조직의 전망과 조화를 이루도록 이를 정렬해야 한다.


정렬을 이루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투명함이다. OKR 시스템에서는 신입 사원도 동료 직원에서 CEO에 이르기까지 다른 구성원의 목표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모든 구성원은 다른 사람의 OKR에 간섭할 권한을 가지며 목표 설정 과정에서도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OKR은 이러한 수직적인 정렬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다. 개별 직원의 일을 팀의 업무로, 부서의 프로젝트로, 기업의 사명으로 연결 지음으로써 수직적인 정렬이 이뤄질 수 있다.


비즈니스가 복잡해지고 업무가 다양해지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른 팀과 서로 의존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동료 간에, 혹은 팀의 기능적 경계를 뛰어넘는 수평적인 연결 또한 필요하다. 관리자들은 부서의 OKR을 중심으로 팀 간의 협력이 자유롭게 되도록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들어야 한다.


3. 추적과 변용

OKR의 과소평가된 장점은 추적 가능하다는 점환경에 따른 변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세워두고 잊어버리는 기존의 목표 설정 방식과 달리 OKR은 살아 숨 쉬는 유기체와도 같다.


OKR을 추적하고 변용할 때는 다음의 네 가지 선택권이 있다.

지속하기: 목표를 향해 잘 나아가고 있을 때

보완하기: 목표나 핵심 결과를 수정함으로써 업무 흐름이나 환경 변화에 대응해야 할 때

시작하기: 정해진 주기 도중 새로운 OKR이 필요할 때

중단하기: 목표가 가치를 잃었을 때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중간에 OKR을 포기할 때 이를 기반으로 일하는 모든 구성원에게 그 사실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 그리고 진지한 고민이 따라야 한다. '분기를 시작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점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번에 배운 교훈을 다음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모든 데이터 기반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어떤 결과에 대한 평가와 분석으로 많은 가치를 얻을 수 있다. OKR에서는 이러한 마무리 작업을 다음 세 단계로 이뤄질 수 있다.


1단계. 점수 매기기: 구글은 각각의 핵심 결과를 0.0~1.0구간으로 점수를 매긴다. 0.7~1.0은 목표를 달성했을 때, 0.4~0.6은 성과는 있었지만 목표 달성에는 못 미쳤을 때, 0.0~0.3은 실질적인 성과를 이루지 못했을 때다.

2단계. 자기 평가: 점수는 업무 차원에서 어떤 것이 올바로 혹은 잘못 진행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반면, 자기 평가는 다음 분기에 목표를 세우는 '과정'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비판이 아니라 학습이다.

3단계. 회고: 경험에 따른 학습은 회고를 통해 그 효과가 배가 된다. 목표를 모두 성취했는지, 성취에 대한 기여 요인, 방해 요인은 무엇인지, 다음번 OKR에서는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제대로 도출해내지 못하면 다람쥐 쳇바퀴 돌듯 같은 경험을 반복하게 될 뿐이다.


4. 도전적인 목표

스티브 잡스의 스승으로 잘 알려진 빌 캠벨은 이런 말을 했다. "중요한 것은 반복이 아니라 혁신이다. 기업은 혁신 없이 살아남지 못한다. 보수적인 목표 설정은 혁신을 가로막는다." OKR은 우리에게 안전지대를 벗어나서 능력의 한계를 뛰어넘고 나아가 꿈을 향해 도약하도록 만든다. 장기적인 번영을 추구하는 기업에게는 새로운 차원의 확장, 즉 도전적인 목표 설정은 필수 과제다.


도전적인 목표는 위험하지만, 그 보상은 위험을 무릅쓸 만한 가치가 있다. 체계적인 목표 수립의 대가 에드윈 로크는 목표의 난이도와 성취 사이의 객관적인 상관관계를 주제로 수십 차례 연구를 추진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도전적인 목표를 세운 근로자는 더욱 생산적일 뿐 아니라 더 높은 열정과 동기로 업무에 임한다. 나아가 도전적인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는 것은 업무에 대한 흥미를 높여 더욱 긍정적인 측면을 발견하도록 도움을 준다.


구글은 OKR을 필수적인 OKR과 도전적인 OKR로 구분해서 실행한다. 필수적인 OKR은 모두가 성취 가능하다고 동의한 OKR을 뜻한다. 신제품 출시, 예약, 채용, 고객 등 측정 기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일정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조율해야 한다. 도전적인 OKR은 세상이 어떻게 되기를 바라는지 소망하는 OKR이다.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몰라도 상관없다. 다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며, 평균적으로 40퍼센트의 실패를 염두에 둔다고 한다.


리더는 스스로 이렇게 물어야 한다.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민첩하고 과감하게 행동해야 할까?', '아니면 안정적인 차원에서 기존 지위를 굳히는 행동을 취해야 할까?' 현재 비즈니스 상황에 따라 답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도전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OKR을 작동시키는 엔진, CFR

피터 드러커는 이런 말을 했다. "관리자의 핵심 역할은 직원과 관계를 맺고 상호 신뢰를 형성하고 공동체를 구축하는 일이다."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조직은 폭넓은 관점에서 구성원을 관리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에 대한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 즉 OKR을 조직에 성공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CFR(대화, 피드백, 인정)이라는 엔진이 함께해야 한다.



1. 대화(Conversation)

앤디 그로브는 "관리자가 직원과의 일대일 회의를 위해 90분을 투자함으로써 직원의 2주일 동안의 업무 성과를 개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일대일 회의의 핵심은 관리자가 아닌 직원의 주도 아래 주제와 안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리자는 다만 조언을 주기 위해 참여한다. 관리자는 직원이 안건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정책적으로 자리 잡을 때 관리자는 감독관이 아니라 교사와 코치 혹은 스승이 된다.


2. 피드백(Feedback)

페이스북의 최고 운영 책임자 셰릴 샌드버그는 저서 <린인>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피드백은 관찰과 경험으로부터 도출한 의견이다. 우리는 피드백을 통해 자신이 다른 이들에게 어떤 인상을 주는지 알 수 있다" OKR의 장점을 완전히 실현하는 과정에서 피드백은 필수 요소다. 자신의 성과를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면 성과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할 수 없다.


오늘날 직장 근로자는 명령이 아니라 '자율'과 '동기'를 원한다. 또한 자신도 관리자에게 피드백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성숙한 조직의 경우 피드백은 임의로, 실시간으로,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며 조직 내 모든 영역에서 구성원 간의 열린 대화로 이뤄진다. OKR이 피드백과 결합할 때 부서 간의 의사소통 장벽은 무너지게 된다.


3. 인정(Recognition)

인정은 CFR 중에서 가장 저평가된 요소다. 오늘날 인정은 성과를 기반으로 수평적인 형태에서 이뤄지며 무엇보다 역량에 주목한다. 미국의 저비용 항공사 제트블루는 P2P(Peer to Peer, 동료 간) 인정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직원들이 서로의 업무 활동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업무 만족도는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고 한다.


직원들은 투명한 OKR을 기반으로 동료의 중요한 성과와 사소한 성과를 똑같이 자연스럽게 축하한다. 지속적인 축하와 인정은 직원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강력한 원동력이다. 특히 "감사합니다"는 부드러운 인정의 말이면서 동시에 열정적인 팀을 구축하기 위한 특별한 도구다. 직급이나 부서를 떠나 모든 구성원이 다른 동료를 칭찬할 수 있을 때, OKR의 가치와 효과는 배가 된다.



OKR의 가능성 그리고 실행

존 도어는 OKR 시스템에 한 가지 정답은 없다고 말한다. 다양한 조직은 그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요구되는 바가 서로 다를 것이다. 무엇에 집중할 것인지를 확인하고 그에 따라 적절한 도구를 찾는 일은 각자의 몫이다. 하지만 이러한 체계적인 목표 설정과 지속적인 의사소통이 엄격하면서도 자유롭게 활용된다면, 어느 상황이든 간에 의미 있는 결과가 꼭 나타날 것이라 믿는다.


2020년부터는 내가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도 OKR이 도입된다. 대표님의 적극적인 추진 덕분이지만 내가 이 책을 읽고 대표님에게 OKR의 가능성을 어필하지 않았다면 이뤄지지 않았을 수도 있는 변화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내가 OKR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존 도어가 구글에 그랬듯 나 또한 OKR을 회사 구성원 모두가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회사와 개인 모두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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