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는 지지 않는다.

다음 계절이 돌아오면

by 잰니




5월, 장미의 계절


계속해서 꽃 얘기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떠올라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면, 결국은 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원룸 앞에는 장미 덩굴이 있다.

평소엔 조금의 존재감도 없는 '풀 덩이'인데, 5월만 되면 시선을 잡아끈다.

꽃봉오리가 맺히는 순간부터

하루하루, 부끄러운 듯, 아찔하게 꽃잎이 벌어지는 순간,

따사로운 햇빛을 받고 서서히 색을 바래어 갈 때까지

쉬지 않고 아름다움을 뽐낸다.

과연 꽃의 여왕, 로맨스의 상징이다.




roses-1169288_960_720.jpg 꼭 붉은 장미가 아니더라도, 이렇게나 아름다우니. 할 말이 없다. 입만 떡 벌어질뿐.


오늘 정신없이 바빠야 함에도 불구, 쓰고 싶었던, 아니, 써야만 하는 건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하루 종일 도무지 집중이 안 됐다.

어떻게 그렇게 허망할 수 있을까. 어딘가 화려하면서도 아슬아슬한 면이 있긴 했다.

'이런 날이 영원하진 않을 텐데.'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너무나 말도 안 되게 모든 것이 변해버릴 줄은 몰랐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 아직 확실히 모른다지만, 예사로운 일은 아니다.



꽃이라기보단 영웅이었다.

가깝지만 너무 동경하기 때문에 그만큼 멀었던, 어려웠던 존재.

감사하고 또 감사한 마음들, 표현들.

내게는 그렇게나 소중한 사람인데, 이렇게 한순간에 질 순 없었다.

받아들이기가 꽤 힘들다. 작고, 초라한 모습을 볼 수가 없다.


꿈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볼 수만 있다면 꽉 안아주고 싶다.


계절이 다시 돌아오면, 언제 진 적 있었냐는 듯 화려하게 피어나는 장미처럼

그렇게 아름답게 피어나 주시길.

간절히 바란다. 나는 그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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