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사, 광고 말고 홍보 대행사
홍보가 뭐 하는 거 같아요?
나는 '홍보 동아리' 출신이다.
그때 '언론 홍보'가 뭔지도 모르고 했던 것들, 예를 들면 기자 리스트 만들기, 보도자료 쓰기, 기획기사 피칭하기 등이 나를 홍보회사 서류 통과로 이끌었던 것 같다.
그게 '홍보'였다는 걸 알게 된 이후로 나는 면접에 자신감이 생겼다. 동아리 회원이 소수였기 때문에 나 같은 경험은 많이들 못해봤을 것이라는 자신이었다. 그리고 면접관이 물었다.
"홍보가 뭐 하는 일인 거 같아요?"
"네, 기자 리스트도 만들고 자료도 쓰고 언론에 배포도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돌아온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그건 지금 길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알아요."
면접관이 원한 답이 뭐였는지는 아직도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길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홍보'가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아무도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 부모님도 아직까지 내가 무슨 일 하는지 잘 모른다.
홍보를 하면서 '광고회사'냐는 오해를 가장 많이 받았다. 이제는 광고와 홍보의 경계가 모호해져서 더 이상의 구분은 의미 없는 것 같기도 하지만 굳이 이해가 쉽게 말하자면 광고가 간판 회사라면 홍보는 전단지 회사다.
나는 그렇게 면접을 망치고도 국내에서 손에 꼽는 '전단지 회사'에 들어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