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델타호텔 Nov 23. 2023

소소한 이야기 [3]

빌런 이야기

김영란법 이후로 많이 좋아졌지만, 예전에는 기자들을 '접대'하는 게 일상이었다고 한다.


기사를 부탁하기 위해 기자에게 밥을 사주거나 선물을 주는 일이다.

지금은 많이 좋아져서 '저녁 술자리'는 거의 없어지고, 기자들도 윤리의식이 투철해졌지만,

여전히 '빌런'은 존재한다.


패션 회사를 담당했을 때 고가의 패션 아이템들을 '협찬' 받기 원하는 기자가 있었다.


보통 기자에게는 제품 체험을 위해 모바일 제품을 먼저 대여해 주거나, 소소한 물건인 경우 제공해주기도 하는데 (인플루언서 시딩과 비슷하다.) 이를 악용하는 기자였던 것이다.


이런 경우 분란을 막기 위해 그냥 협찬 개념으로 제공해 주는데, 이 기자는 도를 넘어섰다.


기자미팅을 하면 보통 김영란법에 맞춰 3만 원 이하의 식사를 대접하는데 이 기자는 "고객사에서 돈 많이 주죠?" 하면서 식사뿐 아니라 다른 물품들까지 구입하기를 요청했다.


스타벅스만 가도 커피가 아닌 쿠키나 굿즈 같은 것들을 사주길 요구했다.




그리고 대망의 사건은 패션 제품을 요청했을 때 일이었다.


기자는 패션 제품을 주면 소개 기사를 써주겠다고 했고, 이에 맞춰 기사를 준비하던 중 제품 수급이 좀 늦어진 일이 있었다.


그러자 기자는 다짜고짜 "내가 왜 화났는지 몰라요?"를 시전 했다.


명목상으로는 기사가 늦어졌다는 핑계였지만, 우리는 모두 알고 있었다. '제품'이 늦어져서 화를 내고 있음을...


전화로 어찌나 화를 내던지, 마음이 여렸던 나는 그만 울고 말았었다. (지금 생각하면 매우 부끄럽고 억울하다.)


지금 다시 그런 일이 있다 해도 '프로 AE'인 나는 "네, 기자님 죄송합니다."밖에 못하겠지만... 여기서는 말할 수 있다.


"기자님, 혹시 거지세요?"라고.

매거진의 이전글 소소한 이야기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