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ㅈ(죽음)과 ㅌ(탄생) 사이엔 ㅊㅋ(치킨)이 있다”

[문화일보 연재] 이우석의 푸드로지 치킨 편

by 이우석 더 프리맨
B(탄생 Birth)와 D(죽음 Death) 사이에 C(선택 Choice)이 있다

진위는 확인되지 않지만 장폴 사르트르(Jean-Paul C.A. Sartre)가 했다는 금언(金言)을 패러디한 것이다. 물론 초이스의 C를 치킨(Chicken)으로 바꾼 말도 있다.


절절하게 치킨을 찬양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한 종류의 음식으로서 이토록 사랑받을 수 있었을까.

그만큼 현대 한국인에게 치킨은 따로 떼어내 생각할 수 없는 식단이 되었다.

프라이드치킨 솜리치킨.JPG

전 세계 맥도널드 매장 수보다 대한민국 치킨집 숫자가 더 많다는 말이 돌 정도다.(실제 그렇다고 한다.)

특히 요즘처럼 사회적 거리가 강조되는 시점에 배달에 가장 적합한 메뉴라는 것도 매력적이다.

비록 날개는 달고 있지만 살아선 날지 못하는 닭, 튀김 옷을 입고서야 비로소 훨훨나는 치킨의 세계에 대해 알아봤다.

대만 타이중 야시장에서 인기를 모으는 한국식 치킨.JPG

◊날아라 병아리

닭은 세상에서 가장 많이 도축되는 동물이다. 사육 비용과 기간이 적으면서도 훌륭한 백색육 단백질을 제공하는 가금류. 덕분에 가장 저렴한 육식이며 범 세계적으로도 공평한 고기가 됐다. 그래서 각 나라 별로도 수많은 메뉴가 있다.

굽고 삶고 찌고 튀기고 국을 끓이고. 다양한 조리법이 적용된다.

그 중에서도 유독 치킨이다. 치킨이란 닭이나 새의 새끼를 일컫는 말이지만 여기선 기름에 튀겨낸 프라이드 치킨(Fried Chicken)을 특정한다.

한국식 치킨이란 말이 세계적으로 통용될 정도로 우리 치킨의 명성은 드높다.

국내에서 매년 5억 마리 이상 닭이 도축되는데 그중 60% 이상이 치킨으로 유통된다.

지난해 KB경영연구소의 자영업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2월 기준 전국에 ‘통닭(치킨)’ 또는 ‘호프·통닭’으로 인허가를 낸 음식점은 약 8만7000곳이었다.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무려 409개에 2만4602곳의 가맹점을 보유했다. 하루 5마리만 판대도 50만 마리에 육박한다. 찜닭이나 닭한마리, 닭곰탕, 닭볶음탕, 삼계탕은 빠진 수치다.

실로 ‘치킨의 왕국’이랄 수 있겠다.


그저 고기를 잘라 튀김옷을 입힌 후 기름에 넣어 튀긴 ‘닭 튀김’일 뿐인데 엄청난 선호도를 유지하며 외식 산업을 이끈다.

가슴살과 넓적다릿살 등을 제거하고 남은 부위를 바싹 튀겨먹던 미 남부 흑인의 솔 푸드(Soul food)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까지는 한 두 세기의 기간이면 충분했다.


국내 프라이드 치킨의 역사는 그보다 짧다.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50년으로 본다. 피자와 햄버거 등과 함께 외국계 패스트푸드로 들어왔지만 가장 먼저 ‘귀화’했다. 게다가 ‘배달’이라는 한국 특유의 외식 문화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널리 퍼져나갈 수 있었다.

미군 부대 인근에서는 일찌감치 치킨이 등장했지만 비싼 닭값과 기름 등 식자재, 조리비용 등으로 대중화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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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전기구이 ‘통닭’이 등장하며 치킨 전성시대의 서막이 열렸다. 장소는 땅값 비싼 ‘명동’에다 이름도 ‘영양센터’. 호사스러운 외식 메뉴로 데뷔했다. 유리창을 통해 빙글빙글 돌아가는 전기구이 통닭을 구경하는 구경꾼도 심심찮게 몰렸다. ‘치킨’이 아닌 ‘통닭’은 장안의 화제가 될 만큼 경외스러운 음식으로 인기를 끌었다.
1970년대 육계와 콩기름이 대량 생산되며 가격이 저렴해진 것은 치킨 대중화에 커다란 동력이 됐다. 꼭 50년 전인 1971년도에 국내 최초로 해표식용유가 출시했으니 국내 치킨의 역사를 반세기로 보는 것이 어쩌면 타당할 지도 모른다.

이때부터 누구나 닭을 튀겨팔기 시작했다. 닭장과 가마솥을 갖춘 ‘시장 통닭집’이 곳곳에 등장했다. 생닭을 고르고 도살과 조리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닭이 기름과 만났으니 비로소 프라이드 치킨 전성시대가 열렸다. 전기구이의 순수한(?) 맛은 치킨의 기름 맛을 감히 따르지 못했다.

1977년 국내 최초 프라이드 치킨 호프집을 표방한 림스치킨이 신세계 백화점 내에 문을 열었다. 당시 림스치킨은 조각 당 400원이란 비싼 가격(77년도 버스요금 35원)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방문객들의 줄을 세우는 등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1983년에는 치킨의 본고장 미국(제7회 EXPO 83 뉴욕 국제발명전)에서 치킨 양념 파우더로 수상하는 등 이때부터 벌써 대한민국 치킨 산업의 가능성이 비쳤다.

2년 후에는 역시 국내 최초 패스트푸드 점인 롯데리아가 소공동에 개업하며 프라이드 치킨을 한 조각을 450원씩 받고 팔았다.

치킨은 신문화의 상징이 됐다. 닭다리를 뜯으며 데이트를 즐기고 퇴근 후 호프(생맥주)를 마시는 것이 일상의 즐거움이 됐다. 다동 무교동 명동 소공동 등 오피스가에 ‘통닭집’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생맥주는 통닭의 날개짓에 힘입어 덩달아 훨훨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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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올림픽이 열렸던 1984년은 대한민국 치킨 역사에 매우 중요한 해였다.

하얀 양복을 차려입은 샌더스 대령이 종로구에 들어섰다.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KFC)이 상륙한 것. 다른 ‘통닭’보다는 굉장히 비쌌지만 젊은 층의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처음 맛보는 11가지 양념 맛과 비스켓, 코울슬로, 콘샐러드를 찾는 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때부터 통닭이란 전통적 이름을 버리고 치킨이란 이름을 새로 얻었다.

졸지에 창씨개명을 당한 대신 코리안 프라이드 치킨은 세계로 그 명성을 떨칠 브랜드 적 발판을 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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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을 치킨 게임

KFC에 대항할 방법을 찾던 중, 뭔가 센 녀석이 나타났다. 양념치킨이 등장한 것이다. 달달하고 매콤하면서도 짭조름한 맛,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할 그 양념과 촉촉하고 바삭하게 튀겨낸 치킨이 만났다.


1986년부터 양념치킨 브랜드가 줄을 이었다. 멕시칸양념치킨, 처갓집양념통닭, 이서방양념통닭, 스모프양념통닭, 멕시카나, 사또치킨, 교촌치킨, BBQ, 네네치킨, 호식이두마리치킨, 부어치킨 등이 등장하며 TV수상기 속 CF를 점령했다.


매년 폭발적 성장을 거듭했다. 프로야구 등 프로스포츠, 그리고 2002년 FIFA 월드컵 시청률을 먹고 무럭무럭 자랐다.

한류 드라마 열풍을 타고 날개잃은 치킨이 날아서 중국, 동남아, 유럽까지 갔다.


관광산업에서 ‘치맥’은 핵심 키워드 중 하나가 됐다.

외국인들이 코리안 스타일 프라이드 치킨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중국인들은 한국에 와서 맥주와 함께 한식작계(韩式炸鸡)를 즐기는 것을 최고의 트렌드로 여겼다.

현재도 치킨은 대한민국 외식 프랜차이즈 산업 중 가장 큰 영역(21%)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은 거대해졌지만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다양한 제품이 쏟아졌다. 그저 튀김 옷만 입혀 잘 튀겨내면 끝이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양념도 기존 달착지근 양념에서 짭조름한 간장 소스, 벌꿀가미 허니버터 양념, 마라(麻辣)소스, 치즈가루, 시즈닝 가루양념, 불닭소스까지 다양해졌다. 심지어 생마늘을 찧어 가득 올린 문래동 마늘통닭도(사실은 수십 년 째 인기를 끌어오고 있지만)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최근에는 초코 양념치킨까지 등장했다.

기름을 차별화한 올리브 오일 치킨, 튀긴 것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상쇄하는 오븐구이 치킨, 누룽지를 깔고 앉은 장작구이 치킨, 채썬 파를 올린 파닭, 두 마리를 준다는 마케팅, 한번 교체한 기름에 60마리만 튀긴다는 마케팅 등 재료와 조리법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속속 등장했다.


한숨 자고 나면 또 다른 종류의 낯선 치킨이 돌풍처럼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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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鷄)

치킨 브랜드는 서울보다 지방에서 상경한 브랜드들이 전국 시장에 연착륙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대구와 경북 브랜드의 활약이 두드러지는데 1980년대 멕시칸 양념치킨부터 간장 소스의 대구통닭, 스모트 양념통닭, 처갓집 양념치킨, 교촌치킨, 호식이 두 마리 치킨, 땅땅치킨 등 브랜드가 죄다 TK(대구경북)출신이다.

대구만 해도 2000여 곳의 치킨집이 있으며 이중에는 뉴욕통닭, 동문통닭, 원주통닭 등 전국적 명성을 떨치고 있는 치킨맛집도 많다.

대구에 치킨집이 많은 이유는 미군부대에서 일찌감치 프라이드 치킨 문화를 접했으며 예전에 육계를 도축하는 도계장이 대구 인근에 몰려있어 닭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는 설이 있다. 게다가 워낙 더워 생맥주 문화와 함께 즐기는 ‘치맥’이 발달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심지어 대구의 옛 지명 ‘달구벌’과 신라 계림(鷄林)과도 연결시키는 다소 인문학적이면서도 한편 주술적인 견해도 있다.

아무튼 대구는 자타가 공인하는 ‘치킨의 수도’로 인정받으며 치맥페스티벌을 매년 치러 국내외로부터 주목을 받았다.(올해는 8월말 개최예정이었으나 최근 코비드19의 재 감염 확산에 따라 끝내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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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오래된 치킨노포 들이 남아, 아이돌 그룹을 앞세운 프랜차이즈의 공략에도 근근이 버텨내고 있다.

부산 거인통닭, 경남 밀양 장성통닭, 광주 수일통닭, 익산 솜리통닭, 수원 용성통닭, 매향통닭 등이다.

서울과 대구, 부산 등 인구가 많은 광역시를 제외하면 역시 인계동 통닭거리로 유명한 수원시가 치킨도시에 명함을 올렸다. 2000여 곳의 치킨집이 성업 중이다. 창원시와 부천시, 청주시 등도 치킨집 많기로 유명하다.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의 가맹점은 로컬 치킨집과는 별개로 인구 분포대로 골고루 포진해 있다. BBQ, BHC, 페리카나, 네네치킨, 교촌치킨, 굽네치킨 순으로 모두 1000곳 이상 가맹점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프랜차이즈 브랜드에도 지역 특유의 입맛이 작용하는 형국이다. 부산은 의외로 10위권 밖인 썬더치킨이 1위, 처갓집양념치킨, 교촌치킨 순으로 가맹점이 많아 전국 순위와는 많이 다르다. 울산과 경남에선 처갓집양념치킨이 1위다.


대구에선 호식이두마리치킨과 땅땅치킨이 선두권을 지키고 있으며, 서울을 제외한 대전, 충남권, 강원권에선 전통의 브랜드 페리카나가 최고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치킨 맛은 그만큼 호불호가 강하며 소비자들은 입맛 변화에 매우 보수적이란 얘기다.

다수의 창업박람회에 참여하는 브랜드를 봐도 치킨 외식 브랜드는 계속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폐업률도 높아, 전문가들은 이미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은 포화상태에 이른 상태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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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은 간식? 안주? 밥?

한국은 애초 치킨을 맥주 안주로 들여왔다. 호프집 위주로 판매하던 것이 배달형 외식 업태로 변화했다.

중국이나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는 밥과 함께 먹는다. 필리핀 로컬 패스트푸드 브랜드 졸리비(Jolliebee)는 아침 점심 저녁 할것 없이 밥 위에 치킨을 한 조각 올린 ‘치킨 라이스’를 판매한다. 일본에서도 닭튀김 가라아게(唐揚げ)를 반찬삼아 밥과 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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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선 매우 낯선 메뉴지만 지금은 누룽지나 볶음밥 등을 치킨에 곁들여내는 ‘치밥’이 서서히 대중화되고 있는 단계다. 치킨은 열량이 높고 염지가 들어간 덕분에 짭조롬해 반찬으로도 충분하다. 특히 양념치킨의 경우 달달하지만 고추장 덮밥처럼 즐길 수 있어 젊은 층에 인기가 높다.

사실 학생식당이나 경양식 집에서 치킨가스를 먹기도 했으니 다수의 한국인도 이미 ‘치밥’에 대한 경험은 보유하고 있다.


치킨을 밥과 곁들여 먹을 때 단백질과 지방, 탄수화물 등은 충분히 섭취할 수 있지만 비타민과 섬유질 등은 모자란다. 치킨무나 깍두기, 양배추 샐러드 등을 함께 먹어야 한다.

치킨 중 튀김옷이 두꺼운 브랜드 제품은 사실 밥과 같이 먹지 않아도 충분한 탄수화물을 섭취할 수 있다. 감자튀김을 곁들이는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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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댓 치킨

일반적으로 닭 한 마리를 자르거나 통째로 기름에 넣어 튀긴 프라이드 치킨이 대표적인 조리법이며, 통닭이라고도 부른다. 여기다 소스를 버무린 양념치킨은 해외에서 ‘한국식 치킨’으로 불리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날개 부위만 튀겨 핫소스와 식초를 바른 버팔로 윙은 한 마리째 튀기지 않아 ‘통닭’이라 부를 수는 없지만 치킨의 종류인 것은 맞다. 황소와는 전혀 상관없지만 미국 뉴욕주 버펄로 시에 있던 앵커 바(Anchor Bar)에서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핫소스를 바르기 때문에 핫윙이라 부르기도 한다.


비어 캔 치킨은 캠퍼들에게 유명한 레시피. 캔맥주를 따서 닭을 끼운 후 통째로 캠핑 오븐에 구워낸 메뉴다. 맥주가 끓어오르며 수분과 풍미를 더해 촉촉하고 부드러운 속살을 맛볼 수 있다.
치킨 텐더는 뼈를 발라낸 순살(가슴살 쪽)을 길게 잘라내 튀겨낸 음식이다. 우선 뼈가 없고 손으로 집어먹기에도 편해 핑거푸드나 샐러드에 많이 쓴다. 치킨핑거나 핑거필렛이라고도 한다. 순살을 쓰는 텐더에 비해 가슴살을 갈아서 다시 뭉쳐만든 너겟(Nugget)과는 완전히 다르다.
가라아게(唐揚げ)는 일본식 닭튀김이다. 다릿살이나 가슴살, 연골 등을 한입 크기로 잘라 튀김옷을 입혀 기름에 튀겨낸다. 기본적으로 염지를 하고 전분 튀김옷에 간장 양념을 해 소스를 곁들이지 않아도 짭짤하게 즐길 수 있다. 생맥주나 하이볼의 대표안주로 인기가 높다.
탄두리 치킨은 인도의 화덕인 탄두르에서 훈제로 구워낸 요리다. 일반적으로 미리 실란트로나 마살라 등 향신료를 발라서 구워내며 먹을 때도 커리, 난 등과 함께 먹는다. 에스닉 푸드 마니아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메뉴다.
지파이(鸡排)는 중국, 특히 대만에서 유명한 닭튀김이다. 닭가슴살을 넓적하게 펼쳐 튀겨낸 것인데 그대로 먹어도 되고 소스에 찍어먹어도 좋다. 노점에서 파는 것은 그저 종이에 싸서 들고 베어먹는 방식이다.

<놀고먹기연구소장>


프라이드 치킨 이전에 애초 장작구이 통닭이 있었다.JPG

어디서 먹을까?

워낙 많은 가게가 치킨을 팔지만 괜찮은 집을 고르기란 쉽지 않다. 치킨의 다양한 메뉴를 잘하는 집을 꼽았다. 지금 소개하는 집들은 배달이나 테이크아웃을 하는 집이다.


●뉴욕통닭=이름은 뉴욕이지만 정작 뉴욕에는 없는 방식의 순 한국식 가마솥에 양념통닭을 한다. 치맥의 고향 대구에 있지만 퇴근 후 치맥 한잔 하기엔 어렵다. 준비해놓은 재료를 모두 팔면 문을 닫는데 그게 보통 점심이나 오후 쯤이다. 가고 싶다고 아무 때나 갈 수 없는 집이기에 미리 전화 주문을 넣어놓고 찾아가면 된다. 살짝 달콤하고 은근히 매운맛이 감도는 고소한 양념이 가장 인기다. 대구 중구 종로 12. 프라이드 1만7000원. 양념치킨 1만8000원.


●정닭 가라아게=일본 정통식 가라아게를 줄곧 선보여온 집이다. 연남동에서 하다 이번 봄 상수동으로 옮겼다. 얇지만 바삭한 튀김옷에 특유의 맛이 들었다. 주문 즉시 튀겨 내기 때문에 뜨거운 닭튀김을 맛볼 수 있다. 칼칼하고 짭조롬한 겉은 바삭하고 속살엔 육즙을 가득 품고 있다. 한입 크기라 맥주 한잔 벌컥벌컥 들이켜고 한 조각씩 입에 넣으면 된다. 감자튀김 등도 함께 플레이트에 내주는데 가라아게 만 집어먹어도 안줏감으론 충분하다. 배달도 한다.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28. 가라아게 1만8000원.


●매향통닭=수원 통닭거리 끝자락에 위치한 집으로 이 골목의 원조 격이다. 다소 작은 닭에 얇은 튀김옷을 입혀 껍질을 바삭하게 튀겨내는 정통 ‘수원통닭’식 치킨이다. 샛노란 튀김옷에 고소한 닭맛이 배어들었다. 베어물 때의 아삭한 첫맛부터 식빵처럼 부드러운 뒷맛까지 좋다. 다리나 날개도 짭짤하니 생맥주 안주용으로 딱이다. 유난히 기름진 맛이 좋아 둘이서 두 세 마리씩 거푸 들어간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천로 317. 1마리 1만6000원.


●누룽지를 품은 닭=갑자기 장작구이. 튀긴 통닭(치킨)의 조상이라서다. 바비큐 치킨의 원리대로 참나무 장작불 화덕에 빙글빙글 돌려 굽는 방식이다. 닭 자체의 기름만 이용하는데 껍질 쪽으로 몰린 지방이 스스로 ‘튀김’효과를 내서 바삭하게 익는다. 너무 기름이 빠져 퍽퍽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은 돌아가는 속도다. 다 익으면 빠른 속도로 해체해 철판 누룽지 위에 올린다. 기름이 스며들면 누룽지 맛이 훨씬 좋아진다. 촉촉한 닭 위에 땡초(청양고추)와 파채를 올려먹으면 더욱 좋고 누룽지는 열무김치와 잘 어울린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 일현로41번길 16. 땡초파닭 2만원. 누룽지 품은닭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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