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먹는게 미덕인 제철미더덕

생태계의 수류탄

by 이우석 더 프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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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찌개나 아귀찜에서만 봤다고?


혀를 데도록 고안된 생태계의 수류탄, 미더덕.

3월초부터 약 한달간 제철을 맞았다.


찌개나 해물탕을 먹다가 하나 씹고나서, 짭조롬한 국물이 용암처럼 터져나와 질겁한 적이 있다는 이들. 사실 십중팔구 오만둥이를 먹었을 것이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 까닭이다. 아이폰과 샤오미 홍미 시리즈 역시 마찬가지다.

자산어보에서 거시기같이 생겼다고 묘사한 바 있는 미더덕은 미더덕과에 속하는 척삭동물이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에서 70% 가까이 생산하는데 인기가 높아 2월 말부터는 미더덕 회를 찾는 이들이 산지인 고현까지 밀려든다.

미더덕의 미자는 물(水)의 옛말에서 나온 것으로 물에 사는 더덕이란 뜻이다. (미나리도 마찬가지)


하지만 더덕과는 완전 다른 생김새와 향을 지녔다. 비슷한 것으로는 오독한 식감 밖에 없다.


향이 좋다. 바다향의 긍정적 부분만 담고있다. 멍게가 거친 바다라면 미더덕은 잔잔하고 투명한 바다를 닮았다. 그래서 많이들 좋아한다.

외국인들에겐 얼마나 징그러운지 번데기와 함께 한국인의 기괴한 식습관으로 알려졌다. 한자로도 음충(淫蟲)이라 한다. 일본에선 에보야(エボヤ)로 부르지만 즐겨먹진 않는다.

보통 초봄에 회나 찜으로 즐기는 것이 가장 맛있다. 찌개에 넣으면 용암처럼 뜨거운 국물을 담고 있다 화악 터뜨리니 주의해야 한다.

오만둥이와 비슷하지만 미더덕이 훨씬 고급 식재료다. 신선한 미더덕 회의 맛은 멍게에서 아린 맛을 제거하고 고소한 맛을 첨가한 정도라 생각하면 된다. 참기름을 품은듯 고소하다.

맛있는 제철 미더덕. 잘 찾아먹는게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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