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실행
신고
라이킷
14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민들레는 민들레
Dec 17. 2024
초등학교 보건실의 흔한 남매
보건실에 대나무 숲이 있다.
우리 학교
보건실은
대나무
숲이
다. 학생들은
당나귀를 가진
남매 때문에
힘들어하다가
대나무
숲에
비밀을
털어놓고 편안해진다.
날
마다 남매들의 외침으로 보건실은 시끄럽다.
-선생님 3학년 땡땡이 알죠?
-응. 너는 그 얘 어떻게 알아?
-제 동생이에요.
-진짜? 자세히 보니 닮았네
.
-선생님, 제 동생 보건실 자주
오죠?
-응. 근데
그건
또
어
떻게 알아?
-지가 맨날
집에 와서
보건실 갔다고 자랑해요
. 선생님, 걔 완전
꾀
병에요.
진짜
하나도 안 아파요
.
속지 마세요.
-진짜?
-
네. 걔
홍삼도 먹고 태권도도 다니고 밥도 잘 먹어요. 저도 잘 때리고요.
(신났다)
꾀병이니까
절대 속지 마세요?
-그럴게.
-제가 말했다고 동생한테 말하지 마세요.
-왜?
-그럼 저 때리고
깝쳐요.
-그래
집에 가서 보건실 갔다고 자랑했다니. 오늘부터 절대 안 속을게.
고마워.
-왜 갈비뼈가 아프다냐?
-누나가 날아 차기 했어요.
-6학년 땡땡이? 그렇게 안보이던데.
-우리 누나
성질 드러워요
.
누나
셀카
찍는데
보지도 않았는데 봤다며
재수 없다고
발로 찼어요.
-정말?
-네. 저는 그냥 옆에 있기만 했는데요.
-억울하겠다.
-네
-많이 아프냐?
-
조금
요.
-누나 엄마한데
혼났겠다.
-네.
누나가 혼난 걸
생각
하는지 웃는다
.
나는 너희 누나 그동안 모범생인 줄 알았어. 학교에서는 가면을
쓰는구만
. 나처럼.
-선생님 방금 전에 나간 얘
제
동생이에요
-진짜?
-
근데 왜 아는 척 안 해?
-우리 원래 그래요.
(웃는다)
-땡땡이 착해 보이던데?
잘 지내보지
?
-
(손을 흔들며) 아니에요. 진짜 아니에요.
속지 마세요.
-그래.
-네. 집에서는
완전
딴판이에요
. 절대 속지 마세요.
-그럴게.
동생이
무릎이
까져서
우는데
모른 척하다니. 그러니 오빠 취급을
못 받
지.
-누가 예쁜 얼굴에 그렇게 상처를 냈다냐?
-누나
요.
-6학년 땡땡이
-네.
-왜?
-집에서
같이
노블록스 게임하는데 서로 다른 편이었어요.
다른 사람만 죽이고
우리는 서로
안 죽이기로 했는데 누나가
계속
저를
죽여서
킹 받아가고 싸웠어요.
-아이고. 누나는 안 다쳤냐?
-누나
도
손등에 상처 났어요
자기만 당한 게 아니라고 자랑스럽게 대답한다.
-너희
누나
얌전해
보이던데
?
-학교에서만 그래요. 집에서는 소리 지르고
엄청 나대
요. 엄마가 사춘기
걸려서
그런다고 참으래요.
-그래서
참으려고?
-아니요
-너희 누나 보건실 오면 아프게 치료해 버릴까?
-네
-정말 아프게 치료해?
-많이는 말고 조금만 아프게 해 주세요.
-그럴게
그래도 남매라고 조금만 아프게 치료하라고 그러네.
-선생님, 정말
선생님이
남편한테
담배 안 끊으면
결혼 안 해준다고 해서
남편이
담배 끊었어요?
-어떻게 그걸 알아?
-어제
오빠가
저녁에
그랬어요.
선생님이
담배 피우는 사람이랑은 결혼 안 한다고
해서 선생님 남편이 바로 담배
끊고
결혼했다고요.
-너희
오빠가
누군데?
-
6학년 3반 땡땡이요.
- 어쩐지. 닮았더라.
-
오빠가 엄마한테 아빠가 담배 안 끊었는데 결혼했다고 뭐라고 했어요. 오빠가 아빠한테 담배 끊으라고 해서 아빠가
이제
담배 끊은데요.
-잘됐다.
-
우리
오늘 빕스가요?
-왜?
-아빠 담배 끊은 기념으로 엄마가 빕스간데요.
-잘 됐다.
멋진 오빠구나. 너희 오빠 정말 보건수업할 때도 눈이 빛나. 너처럼.
-너, 왜
그러
냐?
-누나랑 싸웠어요.
-왜?
-누나 키링이 예뻐서 만졌는데 저 때문에 더러워졌다고 누나가 때렸어요.
-으메 많이 아프냐?
-조금요.
-누나물건 만지지 마.
-누나는 제 물건 맘대로 만져요. 저는
딱 한 번 만졌어요.
-속상하겠다.
-네. 선생님 우리 누나 보건실 오면 치료해주지 마세요.
-정말?
-그냥 치료해 주세요.
여러 번 만졌겠지. 너희 누나가 딱 한 번 만졌다고 때릴 사람은 아니다. 그래도 치료는 해주라는 것이 다행히 완전히 강을 건넌 사이는 아니구나.
- 선생님 어제 철봉 하다가 팔 다친 4학년 있었죠,
-응. 어떻게 알아?
- 우리 오빠예요.
- 정말?
- 오빠 어떠냐?
-
깁스했어요.
- 오빠 많이 불편하겠다.
- 팔
다쳐서 학원 안 간다고 좋아해요.
- 정말?
- 네
부러운 눈치다. 부러워하지 말아라. 팔 다치면 학원 안 가서 좋을지 몰라도
안 좋은 것이 더 많단다.
- 선생님 4학년 땡땡이 알죠?
- 응. 걔 잘 아프더라.
- 우리 오빠예요.
선생님, 다 꾀병이에요.
- 그러냐?
- 네. 수업 쨀라고 그래요.
완전 양아치예요. 절대 속지 마세요.
- 그럴게.
- 선생님, 비밀이에요.
-응
나도 이미 알고 있다. 꾀병인지.
-
너 꾀병이라는 소문이 있더라
-
네?
-
누가 그래요?
-
비밀
-동생 때린다는 소문이 있더라. 그러지 말아라.
-네? 근데 걔가 맞을 짓을 해요. 엄청 깐죽데요.
- 사춘기 걸렸다는 소문이 돌던데
?
- 누가 그래요?
- 몰라.
- 아빠 담배 끊었다면서?
- 누가 그래요
?
- 어디서 들었어.
- 우리 동생이죠?
- 몰라.
-깁스해서 좋겠다. 학원도 안 가겠네. 오른팔이라.
-아니에요.
-정말?
-좋아요.
우리 학교 보건실에 대나무 숲이 있는지 몰랐지. 보건실에 대나무 숲이 있단다.
어쩌냐? 얘들아.
너희들
당나귀 귀지? 다 알아.
keyword
학교
남매
비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