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실수하면서 자란다
시끌시끌 버글버끌
시끌버끌 시끌버끌.
윙윙윙윙 잉잉잉잉
1.2학년 아이들이 꿀 빨러
보건실 오는 소리.
"선생님, 선생님."
여섯 명이 노래하듯 부른다.
"왜, 왜, 왜,
무슨 일이야?"
동시에 입을 쩍 벌린다.
"시끌시끌 벅끌버끌
시끌버끌 시끌버끌
윙윙윙윙 잉잉잉잉"
"멈춰!"
음악이 꺼졌다.
아~다행이다.
맨 앞에 있는 눈망울이 똘똘한 아이에게
노래하듯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선생님, 선생님. 있잖아요.
최정우가요. 로봇과학부에서요.
하리보예요. 향수 뿌렸어요.
우리한테요. 향수 뿌린 하리보요. 먹으라고요. 줬어요."
파마머리가 얼른 노래를 잇는다.
"저하고요, 은호 하고요, 라오한테 줬어요."
목에 커다란 스마트폰을 건 아이가
"저는요. 맛이 이상해서요. 뱉었어요. 예준이랑 라오는 먹었어요."
열두 개의 눈망울이 반짝이며 내 입만 바라본다.
'진짜야? 장난이야?'
'애기잖아. 1학년이잖아. 그럴 수도 있지. 너도 장난 좋아하잖아.'
"괜찮아요. 걱정 말아요.
은호, 예준이, 라오 입안 헹구로 세면대로 와요."
"꾸륵꾸륵 팻팻, 꾸륵꾸륵 팻팻, 꾸륵꾸륵 팻팻"
"참 잘했어요. 이제 괜찮아요"
"토할 것 같은 사람 손들어요."
은오, 예준이, 라오 말고
정우가 손드는 이유는 뭐야? 뭐야?
"배 아픈 사람 손 들어요."
또 정우
"어지러운 사람 손 들어요."
역시, 정우
'정우야. 너도 놀랐구나.'
은오, 예준이 라오에게
"먹은 양이 조금이라 괜찮아요."
세 아이가 씨익 씨익 씨익 웃는다.
다섯 아이는 반짝반짝
귀여운 작은 별이다.
그런데 빛을 잃는 작은 별
"정우야, 친구들 괜찮아.
친구들이 많이 걱정됐구나.
친구한테 사과하고
다음엔 장난 안 하면 돼."
"어린이들은요. 실수하면서 자라는 거야!
근데 선생님은 어른인데 아직도 와장창창 실수해.
오늘도 벌써 여러 번 와장창창 했어.
아직도 어린인가 봐.
와장창창, 와장창창. 완전 바보 보건샘이야."
까르륵까르륵
깨르륵깨르륵
카르륵카르륵
'애들 앞에서 나하나 무너져 즐거우면 됐다."
"정우야, 우리 괜찮아."
"정우야, 울지 마."
"정우야, 정우야, 시끌시끌, 버끌버끌, 시끌버끌, 윙윙윙"
정우가 반짝인다.
시끌시끌할수록
버끌버끌 할수록
시끌버끌할수록
윙윙윙 할수록
작은 별들이 더 밝게 반짝여서
보건실이 환하게 빛난다.
'아이 눈부셔.
가뜩이나 노안인데
어서 로봇과학부로 보내야지.'
"물 많이 마시고요.
집에서 아프면 보호자에게 말해요.
선생님이 보호자에게도 연락해 놓을게요."
"네네네네네!"
합창을 했다.
다시
시끌시끌 버끌버끌
시끌버끌 시끌버끌
윙윙윙윙 잉잉잉잉
"멈춰. 가서 방과 후 수업하세요"
시끌시끌, 버끌버끌
시끌버끌, 시끌버끌
윙윙윙윙 잉잉잉잉
아이들이 새로운 꿀 빨러
보건실을 나가는 소리.
* 아이들이 먹은 양은 정말 소량이었다. 나는 119에 의료자문을 구했다. 119에서는 극소량이고 아이들이 특별한 이상 없다면 더 지켜봐도 된다고 했다. 네명의 보호자와 네명의 담임교사애게 사건의 전말을 알렸다. 아이들은 방과 후 수업으로 돌아갔지만 나는 그때부터 더 분주해졌다.
은오, 예준, 라오의 보호자분들은 놀랐을 텐데도 차분하게 반응해 주셨고, 정우 어머니는 정우처럼 걱정이 태산이었다. 그저 자기 아이만이 아니라 서로의 아이를 걱정하는 마음, 상대 부모의 입장을 헤아리는 모습이 아름다운 풍경화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아이들은 실수하면서 자란다. 중요한 건, 그 실수를 어른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함께 풀어가느냐 일 것이다. 이번 작은 소동을 통해 아이들은 실수를 대하는 법, 서로를 이해하는 법을 조금은 배워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