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새의 건강을 살피는 어미새들로 보건실은 따뜻하다.
중간놀이시간.
삼단콤보로 양쪽 무릎과 팔꿈치를 심하게 다친
3학년 아이를 치료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때,
칼단발에 동글동글한 얼굴의
보건실 왕왕왕왕 단골,
6학년 은지가 등장했다.
은지 앞에는
1, 2학년 아이들 다섯 명이
옹기종기 대기 의자에 앉아
희희덕거리고 있었다.
은지는 앉아있을 자리가 없어
맹숭맹숭 서있다가
재미있는 놀이가 떠올랐는지
눈이 뻔쩍 번쩍 빛났다.
짹짹짹 짹,
짹짹짹 짹
1, 2학년 참새들.
여전히 시끄럽다.
"얘들아, 조용조용"
은지가 말하자
참새들이 일제히 입을 닫고
어미새처럼 서 있는 은지를 바라본다.
"보건실에서는 조용히 하는 거야. 조용히 해."
조리조리 조리있는 어미새
어미새는 차례로 묻는다.
"왜 왔어?"
1학년 창우가 손가락을 내민다.
"종이에 베어서 피났어."
어미새는 창우의 손가락을 살피고
"걱정하지 마. 소독하고 밴드 붙이면 돼."
이번에는 어미새가 소연이를
매서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나는 창우 따라왔어."
옆에 있던 은주도 잽싸게 덧붙인다.
"나도."
'옳커니 잘 걸렸다.'는 듯이 은지는
"아픈 사람만 보건실에 오는 거야.
너희는 밖에서 기다려."
단호단호 단호한 어미새
소연이와 은주가
말없이 일어난다.
그 옆에 앉아있던 정호가
슬그머니 일어서자
은지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는다.
"너는 왜 일어나?"
소연이와 은주가 정호를 돌아본다.
"나도 친구 따라와서 나가려고."
어머새는 아기새들에게
"그래. 얘들아!
따라온 친구는 밖에서 기다려야 해.
알았지."
친절친절 친절한 어미새
2학년 민호가 당당하게 말한다.
"나는 배가 아파서 왔어."
어미새는 잠시 고개를 갸웃하더니
"똥 언제 쌓어?"
"몰라"
"똥 싸고 와. 다시 꼭 와야 해."
민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보건실을 나간다.
어미새는 드디어 의자에 앉는다.
귀엽귀엽 귀여운 어미새.
잠시 후 민호가 돌아온다.
어미새가 묻는다.
"똥 쌓어?"
민호가 고개를
끄덕끄덕.
"아직도 아파?"
"아니"
"그럼 교실로 가.
다음부터 배 아프면
화장실에 먼저 갔다 와.
알았지?"
다정다정, 다정한 어미새
민호가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로 날아간다.
조용해진 보건실.
창우가 치료를 마치고 짹짹거린다
"누나, 안녕. 다음에 또 만나."
어미새는 아쉬운 듯 대답한다.
"응. 그래.
손 씻을 때 꼭 밴드 떼어내.
다음에 보자."
아쉽아쉽 아쉬운 어미새.
드디어 은지차례다.
대기의자에서 일어나
처치용 의자에 앉는다.
"은지야, 너 보건실 대장이다."
히히히히히.
아무래도 이 놀이가
재미있었던 모양이다.
흐뭇흐뭇 흐뭇한 어미새
"선생님, 저 보건실 단골이라
어떻게 치료하는지 다 알아요.
저 나중에 보건선생님 될 거예요."
"그래. 꼭 보건선생님 돼라.
근데 오늘은 어디 아파?"
"선생님, 쿠키 주려고요.
어제 구었어요."
"어~~~ 고마워."
냠냠냠냠 냠냠냠냠
맛있다.
따뜻따뜻 따뜻한 어미새.
보건실은 아픈 새들이 잠시 머무는 둥지다. 어미새와 아기새들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옆에 있는 새들과 짹짹짹짹 이야기를 나눈다. 아프게 된 이야기, 지금 상태, 자신이 아팠던 이야기를 줄줄이 쏟아놓는다.
다정다감한 어미새들은 함께 있는 아기새들의 건강상태를 살피며 조심스레 보살피며 걱정해 준다.
그렇게 서로를 챙기다 보면, 어미새와 아기새들은 금세 친해진다.
오늘도, 이 작은 둥지는 아기새와 어머니새들 덕분에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