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보건실 부적 핫플되다

초등학교 보건실은 아이들의 놀이터

by 민들레

1, 2학년 아기 참새들

대기의자 둥지에 앉아서

짹짹짹짹짹

'뭐가 저리 즐겁고

재미있을까?'


2학년 서현이가

처치용 의자로 푸드덕 날아오더니

해골 그림을 보고 불쑥 묻는다.

"선생님, 이 해골바가지

저 주세요.'

"안돼~~"

"그럼, 그려주세요."

"너, 해골바가지 못 그려."

"네."

"선생님이랑 같이 그리자."


대기 의자에 있는 아기 참새들에게 외쳤다.

"해골바가지 그리자. 이리 날아와."

기다렸다는 듯이 순간이동.

'방금.... 뭘 본거야?'


아기 참새들이 처치용 책상에 빙 둘러

비밀결사라도 하듯

날 에워싼다.


"볼펜 여기, 여기, 여기, 여기

포스트잇 여기, 여기, 여기, 여기"

선생님 따라 하세요."

모두들 볼펜을 들고

눈을 반짝이며

내 손끝을 바라본다.


나는 포스트잇에 그림을 그리며

천천히 노래를 부른다.

아기 참새들도 진지하게 따라한다.


"아침 먹고 땡, 점심 먹고 땡, 창문을 열어보니 비가 오더라~

지렁이 한 마리, 지렁이 두 마리, 지렁이 세 마리~

아이고 무서워라 해골바가지."


완성된 해골바가지를 보고

두 눈을 반짝이며

아기 참새들은 키득키득 웃는다.

'그림 하나에 이렇게 기빠하다니,

부럽다. 부러워~'


갑자기 서현이가 내 이마에

포스트잇을 붙이며 외친다.

"보건샘! 봉인"

웃음파도에 보건실이 출렁출렁.

'아이고~ 어지러워.

오랜만에 이렇게 웃어보네'


"부적에는 바람을 적는 거야.

선생님 부적은 행운, 건강, 부자 부적이야."

포스트잇에 바람을 적었다.


아기 참새들은 따라쟁이.

"나도 적어야지?"

아기 참새들도 또박또박 적는다.


"와, 행운,건강, 부자 부적이다.'

해골바가지 부적을 아기 참새들은

친구의 이마와 가슴에 붙인다.


행운도, 건강도, 돈도 착착착!

우정도, 사랑도, 추억도 착착착!

모두 마음에 착착착! 착착착!


"잠깐, 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야.

다른 애들에게 말하지 마."

'소문나면 오늘 하루 종일

부적만 만들다가 끝나.'


아기 참새들은

"네네 선생님"

입모아 다짐한다.


아기 참새들이

보건실에서 날아간 지 5분.

퍼덕퍼덕, 파닥파닥 날아온

또 다른 아기 참새들

"선생님, 저희도 해골바가지 부적 만들어줘요."


다시 부적을 만들었다.

다시 비밀을 다짐했다.

또 부적을 만들었고 또 다짐했다.

그리고, 또, 또, 또.

이미 아기 참새들에게 소문은 쫙~


어느덧 보건실은

아기 참새들의 바람을 담는

해골바자지 부적 핫플.

ㅋㅋㅋ


'다음엔 병아리 부적. 큭큭큭.

이만한 접시에 콩 한테기~~ 아버지는~'


해골바가지 부적
서현이가 주라고 한 해골바가지- 학생을 처치할 때 증상을 설명하는데 중요한 해골바가지다. 저학년 학생들 중에 탐내고 주라 고하는 경우가 많다. 해골바가지가 신기한가 보다.

보건실 둥지에 아이들이 하나 둘 날아온다.

'정말 아픈 걸까?'

보건실에 오는 것이 놀이인 양 즐거운 아이들.

키득키득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웃고 떠든다.

존재만으로 빛나는 아이들.

그날의 작은 이벤트는 아이들에게는 짧은 행복을

일상에 지친 나에게는 조용한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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