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물렸을 때는 십자를 꾹-

하지마

by 민들레

작은 키

까맣게 탄 피부


멋내기 파마

까만 머리

커다란 눈

낮은 코

작은 입

동그란 얼굴

돌 때 받은 금 목걸이가

반짝반짝.


좁은 어깨

하얀 반팔 티.

가는 손목에

커다란 키즈폰


짧은 반바지

볼록한 무릎.

그리고 종아리에

살짝 도드라진 붉은 동그라미

위에 십자가 꾸욱-

'앗! 모기 물렸다. '


하얀 양말

하얀 실내화

1학년 정현이.


"누가 십자 만들었어요?"

"제가요."

"요?"

"엄마가요. 십자하면 안가렵데요."

"그래서 안가려워요?"

"잠깐 안가렵다가 다시 가려워요."


면봉에 벌레물림 연고를 묻혀

십자 위에 발랐다.


손으로 만지지 말라고

밴드도 짝 붙였다.


짧은 반바지.

볼록한 무릎.

종아리에

동그란 밴드 하나.


여름철 모기에 물린 아이들이 보건실에 온다.

십자가 꾹 박힌 피부를 보여주며 말한다.

"유튜브에서 봤어요."

"엄마가 그렇게 하래요."

"학원샘이 알려줬어요."

"친구가 그렇게 하래요."

십자 자국의 출처는 다양하다. 사실, 나도 모기물리면 어김없이 십자를 그린다. 나는 대체 어디서 배운걸까?


모기에 물린 피부를 십자로 꾹 누르면 덜 가렵다. 왜 그럴까?

과학적으로는 완전히 입증된 치료법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다만 '감각신호 간섭'으로 이 현상을 설명한다. 압력이나 통각 자극이 가려움 신호를 잠시 덮어버리는 것, 또 꾹 누르면서 생기는 자국이 히스타민 분비를 일시적으로 억제하거나 뇌가 '가려워' 대신 눌러지는 감각에 집중하면서 가려움이 줄어드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보건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십자를 만들라고 말할 수 없다. 왜냐면 일시적인 원화에 불과하고, 피부를 긁거나 세게 누르는 행위가 피부에 상처를 내 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냉찜질이나 벌레물림 전용 연고를 바르게 지도하는 것, 십자 대신 연고를 쓱~, 시원한 냉찜질을 콕~ 그것이 보건실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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