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선생님 눈에는 다 애기지.
"아이고, 애기들이 다 그렇지."
"애기가 얼마나 놀랐을까?"
"애기들은 원래 그래."
"아이고, 애기가 잘도 참는다."
"애기니까, 이해해야지."
"너희반, 애기 아까 갔어."
히히덕거리며 웃는다.
그 웃음이 보건실을 환하게 만든다.
"너희들 고무신 신어봤어?"
"아니요."
"너희들 땔감 구하러 다녀봤어?"
"아니요."
"너희들 배고파서 밭에서 양파 뽑아 먹어봤어?"
"아니요."
"너희들 농사철에 농번기라고 방학해 봤어?"
"아니요."
"너희들 88 올림픽 봤어?"
"아니요."
"너희들 해태 타이거즈 응원해 봤어?"
"아니요."
나도 모르게 순간순간 애기라는 말이 튀어나온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은 '애기'라는 말에 깜짝 놀란다.
그리고는 마냥 애기가 된 듯 환하게 웃는다.
참, 귀여운 아기들이다.
반백년을 살았다.
나는 시골에서 자라서, 동년배보다 한참 더 옛날을 살았다.
꼬물꼬물 한 초등학생들. 모두 애기로 보인다.
4,5, 6학년 아이들에게 나도 모르게 '애기'라는 말을 쓰곤 한다.
그럼 아이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다.
"애기요?"
그럼 애기인 이유를 이야기해 준다.
이상하게도 아이들이 내가 '애기'라고 불러주는 것을 좋아한다.
아마도 그 말속에, 무엇을 하든 예뻐하고 싶은 내 마음이 담겨 있다는 걸 아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