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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n 매거진 Sep 13. 2023

무라카미 하루키가 돌아왔다

6년만의 장편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벌써 13만부 인쇄

"하루키적 상상력의 모든 것이 담긴 결정적 세계"
6년만에 장편 소설로 돌아온 무라카미 하루키
누적 13만부 돌파, 출간 직후 2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


무라카미 하루키. ⓒ 현대문학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28일부터 판매가 시작됐던 이번 신작은 11일 기준 예스24·알라딘·교보문고에서 2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출간 이전부터 주문이 쇄도해 출판사 문학동네는 지난 4일 3쇄 제작을 결정했다. 지금까지 누적 13만 부를 인쇄했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하루키가 6년 만에 발표하는 장편 소설이다. 1980년에 문예지에 발표한 중편 소설이자 하루키의 작품 중 유일하게 단행본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소설인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을 토대로 완성했다.


이번 작품은 갓 작가로 등단한 30대의 하루키가 썼던 글을 거장이 된 70대의 하루키가 다듬고 고친 것이다. 2020년부터 3년간 집필 과정에 몰두한 그는 작가 후기와 인터뷰에서 “이 작품은 목에 걸린 생선 가시처럼 신경 쓰이는 존재였다”, “서랍 속에서 꺼낸 듯한 느낌으로 다시 쓰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3부로 구성된 이번 신작은 30대 주인공이 10대 시절 사귀었던 연인을 떠올리며 그녀가 자취를 감추기 전 언급했던 ‘사방이 높은 벽에 둘러싸인, 아득히 먼 수수께끼의 도시’를 찾아가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그녀가 말한 도시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그림자를 버려야 하는데, 그렇게 마주한 연인은 주인공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림자는 계속해서 도시 바깥으로 나가자며 주인공을 설득한다.


2부와 3부는 현실 세계로 돌아온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다. 도시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그는 그림자와 본체의 경계, 현실 세계와 그 도시의 경계에서 여러 가지 의문을 품는다.

무라카미 하루키 스테이션 팝업 스토어. ⓒ 문학동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에서는 현실과 비현실이 모호하게 뒤섞이고 부딪힌다. 이제까지 그의 소설 속에 자주 등장했던 평행세계, 그림자 등의 주제가 반복되면서 하루키 스타일의 상상력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한다. 비틀즈와 재즈, 도서관 등 그의 작품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도 등장한다. 수많은 이들을 ‘하루키스트(무라카미 하루키의 열성 독자)’로 만든 ‘하루키 월드’의 요소들이 한 소설 안에 집약되어 있는 셈이다.


<상실의 시대>와 <기사단장 죽이기>에 이어 이번 신작이 서점가에 ‘하루키 신드롬’을 재현할 수 있을까. 교보문고 등 온라인 서점은 각종 굿즈를 제공하는 출간 기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출판사 문학동네는 SNS를 통해 하루키 책을 인증하고 함께 읽는 독파 챌린지를 전개한다. 뿐만 아니라 지난 9일부터는 신작 출간을 기념해 성수동에 ‘무라카미 하루키 스테이션’ 팝업 스토어 운영도 시작했다. 팝업 스토어에서는 신간을 기다렸을 ‘하루키스트’들을 위해 하루키와 관련된 각종 전시를 진행한다. 작가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니는 이번 신간이 독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ㅣ 덴 매거진 Online 2023년

에디터 김보미(jany6993@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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