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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함 Nov 09. 2020

“쉬운 콘텐츠, 디테일한 콘텐츠로 소통하고 싶어요”

[더함피플탐구] 공간콘텐츠실 안은정 팀장 

[더함 피플 탐구] “타인과 함께, 타인을 통해서 협력할 때에야 비로소 위대한 것이 탄생한다”(by 생텍쥐페리). 일을 하면서 좋은 동료를 만나는 것만큼 큰 복이 또 있을까요? 서로 공감하고 협력하며 더함에 다양한 색채와 가치를 더해 가는 사람들을 만나 봅니다.







‘공간은 삶을 담는 그릇’이라는 말처럼, 공간은 사람들의 다양한 일상과 만남, 스토리들로 채워지는데요. 더함의 공간콘텐츠실은 임팩트 있는 공간을 기획하고, 그 안에 디테일한 스토리들을 채워가고 있습니다. [더함 피플 탐구] 이번 편에서는, 공간콘텐츠실의 안은정 팀장을 만나 보았는데요. ‘드렁’이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심드렁하고 감정기복이 크지 않다고 본인을 설명했지만, 인터뷰를 진행하며 의외로 디테일한 것들에 심쿵하는 면모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Q. 더함에 오기 전까지 어떤 일들을 해오셨나요?



원래 광고 일을 했었어요. 5~6년 정도는 영화 관련된 광고 에이전시에서 디지털이나 옥외 쪽 영역 모두를 경험했고, 2년 정도는 작은 영화들을 수입하고 배급하는 회사에 있었어요. 문득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때 제주에 있는 플레이스 캠프 제주(이하 ‘플레이스’, 링크)라는 곳으로 옮겼어요. 원래 제주도를 좋아했는데, 거주지를 옮길 용기는 나지 않아 직장을 그쪽으로 잡게 되었죠. 더함 공간콘텐츠실의 방은영 실장님과의 인연도 여기서 시작되었어요.


플레이스에도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홀이 있었는데, 그 공간을 어떤 콘텐츠들로 채울지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을 했었어요. 소소하게는 투숙객들을 대상으로 한 데일리 프로그램(오름투어, 아침 요가프로그램 등)부터, 플레이스 전체를 알릴 수 있는 페스티벌 기획까지 참여했어요. 그간 디지털 경험만 하다가 공간에 대한 경험은 플레이스가 처음이었던 터라 당시 미숙한 부분도 많았을 텐데, 방 실장님께서 적재적소에서 도움을 많이 주셨죠.

직전 직장은 방송 관련 SNS 콘텐츠를 만들고 마케팅하는 곳이었는데, 디지털 영역의 실체가 없는 콘텐츠들을 다루다 보니, 플레이스에서처럼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는 콘텐츠를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던 것 같아요. 그 경험이 지금 더함으로까지 이어졌네요.



Q. 광고, 영화, 프로그램 기획 등 일 경험이 많으신데, 그간 많은 변곡점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최근 들어 가장 큰 변화의 계기는 어떤 것이었을까요?



그동안에는 계속 기업들, 영리 쪽에 있다가 사회적 기업으로 오게 되었는데요. 이걸 선택하게 된 근원적인 변화는 ‘출산’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2년 전에 아이를 낳았는데,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저만 생각하는 사람이었어요. 다음 한 달 생각하는 것도 너무 미래의 일이어서 내일만 생각하던 사람이었죠.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는 세계관이 좀 바뀐 것 같아요. 뭘 선택하거나 판단할 때 이 아이에게까지 좋은 영향이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되게 거창한 건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결정하거나 판단할 때의 기준이 이 아이가 된 거예요. 그런 면을 봤을 때 더함이 가지고 있는 가치, 비전이 우리 딸에게는 좋은 환경이 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제 최근 커리어 선택 중에서 가장 큰 변화였던 것 같아요.



Q. 자연스럽게, 더함 들어오게 되신 계기를 좀 더 여쭤볼게요.



우선 시기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전에 있던 직장에 2년 정도 다녔는데, 아이를 키우면서 다니기에는 좋지 않은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었어요. 업무량이나 야근도 많았고, 성과 중심으로 하는 일들이 힘들게 느껴졌어요. 플레이스 때의 인연으로 계속 만나 온 방은영 실장님께서 더함 채용 소식을 전해주셨죠. 그러면서 커뮤니티하우스 마실 공간을 보여 주셨는데, 명동 안에 있는 이 공간이 되게 이상한 거예요. 도심 속에 있는데 되게 따뜻한 느낌이잖아요. 더함의 비즈니스 구조도 한 번에 설명할 수는 없지만, 좋은 일이라는 느낌은 있었어요. 더함이란 곳에 호기심도 생기고 묘하게 끌려서 오게 된 것 같아요.



Q. 더함에 대한 첫 인상은 어땠나요?



같은 목적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소속감이 단단하고 커뮤니티가 잘 결속되어 있는 곳이란 인상을 받았어요. 경영지원실에서 신경 써서 준비해 주신 “타운홀 미팅”도 서로 알아갈 수 있고, 결속을 다질 수 있는 점에서 참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이번 명절 때 받은 선물 봉투에 대표님 편지가 들어 있는 데서 ‘문화충격’ 같은 걸 받았어요. 이전에 다녔던 회사들에서는 그런 게 없었거든요. 일일이 개별로 써주시는 건 아니었지만, 팀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좀 감동적이더라고요.




더함 내 최고의 웃음과 팀워크를 자랑하는 공간콘텐츠실 구성원들♥ (가운데에서 시계방향으로 방은영 실장, 김유원 매니저, 정한별 매니저, 서선영 팀장, 안은정 팀장, 김효진 매니저)




Q. 현재 더함에서 하고 계신 일을 설명해 주시겠어요?



지금 한 달 정도 되었는데요. (웃음) ‘페이지 명동’(링크)의 테넌트 유치와 콘텐츠를 기획하는 일을 하고 있고, 담당 매니저님과 함께 커뮤니티하우스 마실 운영을 준비하고 있어요. 앞으로 설계하고 기획해야 하는 일들이 더 많아서 지금 이 자리에서 다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비전이나 앞으로 하고 싶은 것에 대해선 얘기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더함 그리고 페이지 명동이 하고 싶은 일을 10대~30대처럼 부동산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재미있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행사를 기획하는 사람이고 싶어요. 더함이 좀 더 대중적인 색채를 띨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쉽고 명확하고 간결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사실 브랜딩을 하는 모든 사람들의 최종 목표죠. 더함의 가치나 자원은 명확하니 앞으로 계속 고도화해 가면 될 것 같아요.



Q. ‘공간콘텐츠실’에서 일하고 계셔서 묻는 것은 아닌데(웃음), 좋은 공간, 좋은 콘텐츠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첫 직장에서 만난 사수분이 “제안서 준비를 할 때는 초등학생에게 이야기하는 톤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고 하셨거든요. 그때는 그게 무슨 말인지 잘 몰랐어요.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계속해 오고 있는 지금에서는 많이 공감되는 내용이에요. 공간을 기획하고 조성하는 입장에서는 치열하게 스터디를 해서 설계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지만, 어쨌거나 이곳에 오는 분들(테넌트, 방문객)은 한 번 방문해서 마음에 드는지 안 드는지 여부를 판단하시는 거니까요. 그래서 더욱 단순하고 임팩트 있게, 쉽게 얘기를 해줘야 할 것 같아요. 그게 뭔지를 고민하는 게 제 역할일 것 같아요.



Q. 최근에 방문했던 장소 중에 가장 좋았던 곳은 어디였나요?



출산하고 아이와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이 한정적이다 보니, 근래에는 소위 ‘힙’하다고 하는 공간을 많이 방문하지는 못했어요. 최근 어떤 공간의 수유실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요, 낯선 환경에서 기저귀를 갈거나 하면 아이들이 많이 울거든요. 그런데 그날은 아이가 안 우는 거예요. ‘왜 안 울지?’ 생각하고 무심코 천장을 봤는데, 천장에 뽀로로 그림이 붙여 있더라고요. 정말 생경한 경험이었죠. 그런 디테일을 챙긴 곳은 정말 없었거든요. 그걸 보고 ‘아무리 크고 좋은 공간도 이런 디테일이 없으면, 사용자 입장에서는 임팩트가 없겠구나, 그냥 한 번 왔다가는 안 남는 곳이 되겠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이 에피소드를 저희 실 구성원들에게 공유 드리기도 했는데, 큰 규모의 공사가 잘 진행되고 잘 마감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중에는 디테일이니까 이런 부분도 잘 챙겨야겠구나 싶었어요. 얘기하다 보니까 또 느낀 건데, 제 인생이 딸하고 또 밀접하게 연관이 있네요.



Q. 본인만의 힐링, 여가 방법을 소개해 주세요. (비법 전수!)



힐링 방법이라… 사실 제 별명이 ‘드렁’인데요, ‘심드렁하다’에서 유래한 거예요. 별명에서 유추하시겠지만, 감정의 기복이 큰 편은 아니어서 스트레스를 받아도 잘 잊어버려요. 길어도 1주일 정도 되면 잊혀요. 친구들도 굉장히 신기하게 생각하죠. 제가 ‘멍 때리기’를 되게 잘 하는데, 그게 스트레스 해소 방식일 수도 있겠네요. 나쁜 건 좋은 경험도 잘 잊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장단이 있겠죠?


혼자 있을 때는 넷플릭스나 왓챠를 많이 봐요. 영화 일을 하면서도 영화관 가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콘텐츠는 좋아하지만 답답한 공간에서 3시간가량 보내야 한다는 게 썩 내키지 않더라고요.




안은정 pick! <뉴 암스테르담> “일과 사회적 가치에 대한 동기부여가 팍팍되는 콘텐츠이다. 많이들 봐주시라.” (이미지: 공식 홈페이지에서 갈무리)




최근 김이나 작사가의 인터뷰를 보고 ‘취향’이란 것에 대해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는데요. 요즘 같이 알고리즘으로 콘텐츠를 추천해 주는 시대에는 자신의 취향이 없으면 타인에 의해 정해져 흘러갈 수밖에 없다는 워딩을 듣고, 정말 그렇네 하고 충격을 받았죠. 강제로라도(?) 제가 좋아하는 걸 정립하고 키워나가는 게 필요하구나 생각했어요.  




김이나, BBC 인터뷰 중에서. 이미지: BBC 뉴스 갈무리 화면




취향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이냐면, 단순히 취미와 여가, 그런 문제가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이 되는지의 방향성에도 큰 영향을 끼치거든요. 취향은 요즘 같은 시대에는 정말 적극적으로 지키고 찾지 않으면 진열된 사람들, 진열해 놓는 것들에 의해서 움직여지고 만들어지기 너무 쉬운 세상이 됐어요.


Q. 본인을 잘 설명하는 키워드 세 가지를 말씀 주시겠어요?



제가 생각해 본 키워드는 ‘빵’ , ‘공’ , ‘정’ 이에요. ‘빵’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인데요, 딸 태명이 ‘빵’일 정도였어요. ‘공’은 제 이름 안은정에 동그라미가 세 개나 들어가서 꼽아 보았어요. ‘정’은 제가 ‘긍정적’이라는 단어를 좋아하기도 하고. 제가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 이 뜻 정(情) 자에 포함되어 있는 것 같아서 꼽아 본 거예요. 제 이름에 들어가는 정이기도 합니다.



Q. 더함 인물탐구 마지막 ‘공식 질문’입니다. 더함에 어떤 것을 더하고 싶으신까요?



저는 무언가를 더하기보다는 빼고 싶어요. 더함의 사업 내용, 가치, 비전 들에서 중요하고 핵심적인 내용들이 사람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심플하게 덜어내 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더하진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이미 충분히 많은 인사이트가 있는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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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은 2020년 3월 4일 사회혁신기업 더함 공식홈페이지에 송출된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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