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컬처탐구] '타운홀'미팅이 뭔가요
[더함 컬처 탐구] ‘더함에서 일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그리고 ‘더함다운 것’은 무엇일까요? 나누고 싶은 더함의 문화와 제도를 소개하고, 그 안의 잘 보이지 않는 노력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타운홀 미팅’은 특정 주제와 관련하여 구성원들 간에 의견을 주고받는 자유로운 토론 자리로, 최근 많은 조직과 커뮤니티에서 이런 방식의 모임을 꾸리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100명의 참석자 앞에서 이민정책, 의료보험 등을 주제로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는 모습을 기억하고 계실 것 같네요.
더함도 2019년부터 2주 혹은 1개월에 한 번씩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달라지는 회사 정책에 대해 공유하기도 하고, 현재 진행 중이거나 완료된 프로젝트에 대해 담당자가 직접 프레젠테이션하기도 하는 등 매번 다른 주제와 형식으로 열려 왔습니다. 가끔은 구성원들의 생일파티, 가벼운 티타임으로 대체될 때도 있었습니다.
회사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전체가 한자리에서 만나 대화하기가 어려워지다 보니, 모처럼만에 맛있는 간식도 먹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타운홀이 은근 기대되기도 합니다(타운홀 있는 금요일 아침에는, 모름지기 공복으로 오는 것이 ‘인지상정’!!).
2019년 한 해 타운홀을 기획하고 운영했던 서동규 매니저(뀨), 김현미 매니저(리꽁) 두 분을 만나, 더함의 타운홀 스토리를 들어보았습니다.
회사의 규모가 작을 때에는 전 직원이 모인 회의 자리를 가지기 용이하고, 이 회의 때에 서로 일상을 나누고, 공동생활의 규칙을 논의할 기회가 꽤 있었어요(아련…). 그런데 회사의 규모가 점점 커가고, 전체 회의를 자주 갖기 어려운 조건이 되면서 이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대표님께서 ‘타운홀’ 형식의 전체 모임 자리를 먼저 제안해 주셨는데요. 지금까지 구성원들의 생일파티나 티타임부터 회사의 비전과 사업계획을 공유하는 자리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뤘습니다.
2019년 상반기 워크숍 때, 두 그룹으로 나누어 주제 토론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이때 다루었던 주제 중 하나가 <타운홀의 운영방안>이었어요. 그때 구성원들이 얘기했던 타운홀의 필요성은 “사무실의 공동생활 규칙을 정할 수 있으면 좋겠다”, “각자의 업무를 공유할 수 있는 자리이면 좋겠다”, “무엇보다 전체 구성원들이 모일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어요.
워크숍 이후에 3~4차례 진행된 타운홀에서는, 각자가 원하는 타운홀에 대해 의견을 내고 토론을 했어요. 평소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공간에 포스트잇을 붙일 수 있는 의견판을 만들어서 의견을 모으고 했던 과정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그게 어떤 결과물로 남았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다기보다는, 우리가 의견을 내고, 공통의 의견으로 수렴해 가는 것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우선 부서 간 교류가 별로 없는 구성원들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되도록 신경을 썼어요. 부서 간의 경계를 넘어 교류하며 일을 하는 분위기를 지향한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인 상황들로 인해 같은 공간에 있더라도 만나기 힘든 구성원들이 존재하거든요. 이런 자리를 통해 구성원들이 공통된 관심사를 찾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자리였으면 해요.
두 번째로는 결과물이 있기까지의 과정을 공유하고 얘기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게끔 고민했어요. 업무가 바삐 돌아가는 회사 안에서 모든 사람이 과정을 세세하게 공유받기란 힘들죠. 타운홀은 업무의 과정에서 실무자들의 고민은 뭐였고, 그 안에서의 성장은 무엇이었는지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타운홀이 궁극적으로는 효율이 아닌 다른 가치들을 추구하는 공간이었으면 해요. 각자의 취향과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 각자가 가진 장점과 특별함, 반짝이는 것들이 드러나는 곳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함 구성원들 몇몇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스터디 모임을 꾸렸었는데요, 그동안 읽었던 책의 내용과 인근의 공간 탐방 내용을 공유했던 자리가 기억에 남아요. ‘도시에 대한 권리’는 무엇이고, ‘더함이 추구하는 좋은 공간이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등 그간의 토론 내용을 공유하는데, 왠지 모르게 뿌듯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틈틈이 짬을 내서 진행하느라 잘 몰랐는데, 스터디 모임이 이런 궤적을 그리고 있었구나 하는 걸 정리해 볼 수 있어서,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점점 더 구성원들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작년의 방식처럼 밀도 있는 토론을 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꼭 무겁게 가져가지는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서로 교류할 수 있고, 구성원 개개인들을 자세히 알아갈 수 있는 시간만 되어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누군가 본인의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면서 음악에 얽힌 이야기를 한다면, 누군가 이걸 주의 깊게 들었다가 본인이 주관하는 어떤 행사 때에 이 음악을 선곡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일을 하다 보면 정말 어색한 순간들이 있잖아요. 평소에 말 몇 마디 나누어 본 적 없는데 출장을 같이 가야 한다거나(숨멎;;;), 회의를 진행해야 한다거나 이럴 때 타운홀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관계를 풀어나가는 데에 아주 좋은 재료들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가려져 있는 스토리들, 매력을 발견하게 해주는 그런 장”이라고 생각해요.
‘타운홀’은 정말 말 그대로 마을, 공동체에서 벌어지는 일과 관련한 회의를 나누는 거잖아요. 이런 모습을 생각해 봤어요. 각자가 일상에서 누구는 밭을 갈고, 누구는 과일을 수확하고, 누구는 사냥을 하는데, 1~2주에 한 번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거죠. 동네 공유지 마당을 누가 쓸고 닦나 했더니 이 사람이었구나. 요즘 가뭄이어서 과일 수확이 참 어렵겠구나. 이런 이야기들 말이죠.
더함이 공간과 사람을 연결하는 걸 미션으로 하는 것처럼, 여기 안에 일하는 사람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장이 필요하고, 그 장이 타운홀이라고 생각해요.
올해 초 서로의 별명을 알아보는 시간으로 진행된 타운홀. ‘노래방성애자’, ‘돌돌이’, ‘드렁’, ‘몽냥’, ‘뀨’, ‘리꽁’ 등 귀엽고 다양한 별명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으며 모처럼만에 재밌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처음엔 다들 빼는 듯했지만, 다들 이렇게나 열심히 본인의 별명을 설명했다. (이렇게 열심히 하기 있기 없기?!)
** 2020년에 새로운 구성원들과 함께 꾸려나가게 될, 더함 타운홀 시즌2가 앞으로도 탄력 받아서 더 재밌고 유쾌한 자리로 이어지길 바라 봅니다! 아자아자!
해당 글은 2020년 3월 16일 사회혁신기업 더함 공식홈페이지에 송출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