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것과 하얀 것. 주황 그러니까 끝이 붉게 물든 것. 아는 것이 없어 색의 것으로만 부르던 꽃이 좋아요. 어느 날. 그러니까 특별할 것 없는 어떤 날부터 말이에요. 그 후로 방에 자주 꽃을 두었어요. 화병이 있을 리 없는 공간에 다 먹고 널브러진 빈 술병은 그 역할을 해주기 충분하고.
불리는 것이 같아도 색이 다르면 또 다르게 읽힌대요. 어느 건 질투, 어느 건 고백. 무엇이라 부르지도 못하는데 내가 그걸 어떻게 알겠어요. 향기는 어떠하다고 한 다발 들이밀면 맡지도 못하면서 뭘 안다고 '정말.' 하고 배시시 웃었나요 나는. 문득 닮았다 하였는지 몰라요. 실은 자주. 수시로.
좋아해요. 어느 날. 꽃은 사랑이라. 꽃을 닮았으니. 특별히 보고 싶거든 꽃 사러 간다는 핑계를 대요. 하얀 것과 붉은 것. 또는 아름다움과 사랑. 잠들 머리맡에 두고 마음대로 읽고 부르며 좋아한다 좋아한다. 향도 못 맡는 내게 그 호흡이 밤새 묻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