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자연치유요법, 그리고 맹점 2

불행을 '다행'으로 만드는 방법 2

by 데레사

그 무엇도 '나의 허락' 없이는 나를 불행하게 만들 수 없다 (2)


그 무엇도 '나의 허락' 없이는 나를 불행하게 만들 수 없다. – 고(故) 차동엽 신부


이 글은 유방암 4기 진단 후 7년째 자연치유를 이어가고 있는 K 씨의 일상을 관찰한 기록이다. 매일 둘레길을 함께 걸으며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지만, 내가 들은 것, 기억하는 것, 이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음을 감안하고 읽어주기를 바란다.


유방암 4기 진단 2년째, 병원에서 암세포가 깨끗하게 사라졌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지만 K 씨의 일상 루틴은 변하지 않았다. 그동안의 자연치유요법이 암을 다스리는 데 효과가 있다는 확신을 얻었기 때문이다. 4기 진단 이후 그녀는 항암치료와 약물 복용을 일절 거부했다. 2기 때도 재발했는데 4기 상태에서 치료를 해도 회복 확률이 낮다면, 고통스러운 치료 대신 평온한 삶을 선택하겠다는 결심이었다.


어차피 죽음으로 가는 길이라면, 조금 빨리 간다 한들 큰 대수가 아닐 것이다. 사는 동안 풀잎 한 장, 바람 한 점, 찬란한 햇빛 한 줌을 보며 기뻐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갖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연치유요법으로 평온하게 지내다가 하느님이 부르면 미련 없이 갈 준비까지 마쳤다. 2기 때는 의사의 처방에 충실했지만, 4기 때는 어차피 재발할 거라면 자연치유요법이 낫겠다는 판단이 섰다.


K 씨의 자연치유요법은 식이요법, 반신욕, 풍욕, 숲 속 걷기, 맨발 걷기로 구성된다.

유방암 환자의 식이요법: 금지와 절제


식이요법의 핵심은 항암에 좋은 것을 챙겨 먹기보다는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철저히 먹지 않는 것이다. 튀긴 통닭, 구워 먹는 돼지고기나 소고기는 금지 품목이다. 다만 돼지고기는 수육으로, 소고기는 샤브샤브로 찌거나 삶아 먹는다. 육고기 중 유일하게 가끔 구워 먹는 것은 오리고기이며, 닭고기는 삼계탕이나 찜닭으로 조리한다. 해산물은 골고루 먹되, 오염된 바다에서 미세플라스틱이나 오염물질을 많이 섭취했을 수 있는 큰 물고기보다는 작은 물고기를 선호한다.


밥은 강황 가루를 넣어 지은 노란색 잡곡밥을 먹으며, 반찬의 90퍼센트는 신선한 야채류로 채워진다. 견과류 역시 야채와 함께 듬뿍 섭취한다. 설탕, 밀가루, 백미, 가공식품은 일절 먹지 않는 것이 철칙이다. 아침은 야채와 견과류, 두부 위주, 점심은 찐 해산물이나 찐 육고기와 야채류, 저녁은 두부, 된장, 야채류 등 소박한 식단이다. 남편의 일반식과 자신의 항암 식단을 별도로 준비하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신선한 육고기와 생선은 주로 유기농 제품을 이용하며, 채소류는 제철 채소를 일반 마트나 온라인에서 구매한다.


일상 루틴: 숲의 기운을 담다

그녀의 하루는 오전 10시쯤 숲 속 둘레길 걷기로 시작된다. 일반인도 숨을 헐떡이는 가파른 경사길을 30분 정도 올라서야 넓은 임도길에 닿는다. 편백나무와 침엽수가 숲을 이루는 이곳은 피톤치드와 음이온이 풍부하다. 둘레길을 한 시간 정도 걸은 후, 삼나무 숲에 조성된 맨발 황톳길을 1~2시간 동안 걷는다. 겨울에도 영상 10도 이상이면 덧신을 신고 맨발 걷기를 강행하며, 폭염에도 삼나무 숲속에서는 더위를 잊는다.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숲속 평상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집으로 돌아오면 바로 반신욕부터 한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근 후 저녁 식사를 하고 나면, 상황에 따라 '풍욕(風浴)'을 한다. 풍욕은 방의 불을 끄고 베란다 쪽 창문을 활짝 열어 옷을 벗은 채 바람에 피부를 노출시키고 전신을 가볍게 두드리는 치유법이다. 뒷산의 편백 숲, 아파트 옆으로 흐르는 1급수 계곡, 승용차로 10분 거리의 바다가 이루는 청정 지역이 풍욕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영양제와 빈혈: 치유의 정답은 없다

자연식을 하지만 영양소가 부족할 때가 있어 영양제도 복용한다. 고용량 비타민C와 흡수율이 좋은 유기농 종합 비타민 가루, 단백질 등을 주스로 섭취했는데, 확실히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알약보다는 가루 형태가 흡수가 잘 되기에 꼼꼼하게 선택하여 먹는다.


하지만 영양제에 의존하기보다 일반 식사만으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지 실험하기 위해 복용을 중단했을 때, 체력이 확실히 떨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이후 다시 영양제를 복용하며 병원에 가서 기본 혈액 검사를 했는데, 심각한 빈혈 수치가 나왔다. 5년간 야채 위주의 식단만 고집한 결과였다. 야채식이 초기 항암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장기간 이어지자 영양소 결핍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 것이다. 암 때문이 아니라 영양 부족으로 쓰러질 판이었다.


그녀는 이제 다시 일반식으로 고기 섭취를 늘리고, 사람들과 어쩌다 외식도 하면서 음식도 골고루 먹는다. 빈혈 수치를 천천히 올리며 관리 중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시점은 유방암 4기 자연치유로 7년째다.


여기서 그녀가 얻은 결론은 세상에 치유 방법의 '정답'은 없다는 것이다. 그때는 그것이 맞았고, 지금은 틀리다. 상황과 몸의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만이 살 길이었다.


K 씨는 이렇게 건강 관리를 하면서도 당장 내일, 혹은 한 달 뒤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오직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한다고 말한다. 정기검진을 자주 가지 않는 이유도, 가봐야 현재의 생활 루틴이 바뀔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한때는 컨디션이 너무 좋아 다시 일을 해 볼까 하는 욕심도 가졌지만, 이내 마음을 초심으로 잡았다. 그녀는 유방암 4기라는 거대한 바위 앞에서 주저앉지 않고, 나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천했기에 희망을 붙잡을 수 있었다.


어떤 불행한 일이 닥쳤을 때, 내가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대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불행과 다행으로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K 씨의 삶은 이 진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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