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4기, 7년째 자연치유 중 1

불행을 '다행'으로 바꾸는 방법 1

by 데레사

그 무엇도 '내 허락' 없이는 나를 불행하게 만들 수 없다 (1)


그 무엇도 '내 허락' 없이는 나를 불행하게 만들 수 없다. – 고(故) 차동엽 신부


모든 감정의 문제를 해결하는 마스터 키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내 허락'이라는 단어 속에 숨어 있을 것이다. 외부의 사건이나 환경 자체가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것을 불행으로 받아들이고 허용하는 순간에만 불행이 시작된다는 깨달음이다. 우리 아파트에 사는 K 씨는 이 명제를 삶으로 증명하며 사는 사람이다.


유방암 4기 진단을 받고 7년째 자연요법으로 치유 중인 그녀는 몸은 말랐으나 얼굴에는 늘 웃음꽃이 피어 있다. 매일 뒷산 둘레길을 6년째 출근하듯 걷고, 황톳길 맨발 걷기를 실천한다. 그녀는 일상에서 끊임없이 '다행'을 찾아낸다.


"나야 다행이지. 이렇게 둘레길을 걸을 수 있고, 아직도 살아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 당장 내일을 알 수 없지만, 오늘 하루 욕심부리지 않고 감사하며 살고 있어."


내가 일상의 푸념을 늘어놓을 때면, 그녀는 내가 생각지도 못한 '다행'을 찾아주며 평정을 되찾도록 돕는다. 감사 일기나 감사의 원리를 이론으로 아는 것을 넘어, 현실에서 범사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불안한 상황 속에서도 중심을 잡는 영적인 구심점이다.


말 그대로 '일상에서 항상 기뻐하고 감사하게 살아가니, 불행마저 다행으로 바뀌는 역설'을 목격한다.


K 씨를 처음 만난 것은 이 아파트로 이사 온 직후였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에 선정될 만큼 세상에서 가장 걷기 좋은 둘레길은 내게도 위안을 주는 길이었다. 동네에 아는 사람도 없어서 안개가 짙게 낀 어느 날 아침에도 , 혼자 드림로드에 갔다. 그날따라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고 약간 무서움이 들었다. 트레킹을 할지말지 망설이던 내 앞에 나타난 그녀와 나는 반가운 마음에 동행하며 인연을 맺었다. 알고보니 우리 아파트 주민이었고 나이도 같았던 우리는, 그 후 시간 약속 없이도 뒷산에서 만나 함께 걷는 자연스러운 루틴을 만들었다.


그녀의 치유 루틴은 단순하지만 철저하다. 아파트에서 둘레길 입구까지의 가파른 경사를 30분가량 오르면, 편백나무 숲이 우거진 평평한 임도길이 펼쳐진다. 피톤치드와 음이온이 풍부한 이 길을 한 시간가량 걷고 난 후, 삼나무 숲에 조성된 맨발 황톳길을 두 시간 동안 걷는다. 겨울에도 영상 10도만 넘으면 맨발 걷기를 멈추지 않는다. 도심 기온이 36도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서도 삼나무 숲 속은 더위를 별로 느끼지 못한다니, 자연이 그녀에게 허락한 치유의 공간인 셈이다. 봄가을 날씨가 좋은 날에는 정성껏 싼 식이요법 도시락으로 산중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K 씨가 유방암 2기 진단을 받은 것은 2014년경이었다. 병원의 지시에 따라 성실하게 항암치료를 받고 5년이 지났을 때, 완전히 나았으리라 기대하며 받은 정기검진에서 이미 암세포가 폐에 전이되어 유방암 4기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는다. 2기에도 성실하게 치료했음에도 재발했기에, 그녀는 현대의학에 대한 신뢰를 잃고 다시 힘든 항암치료를 반복할 의지를 접었다. 그때부터 수술과 항암치료 대신 자연치유요법을 선택한다. 집으로 받아온 약은 그대로 둔 채 지방의 한 자연치유 시설에서 한 달간 식이요법 등을 익혔고, 귀가 후에도 그곳에서 배운 반신욕, 풍욕, 걷기 등을 꾸준히 실천했다.


3개월 후 병원 검사에서 암세포가 현저히 줄어든 것을 확인한 그녀는 용기를 얻는다. 의사는 약을 먹지 않는 그녀의 결정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지만, 그녀는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의 길을 갔다. 전국에서 많은 암 환자들이 그녀의 사례를 듣고 연락해왔고,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하루 세 명씩 전화 상담을 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다른 이들의 암 극복을 돕고자 했다.


나와 둘레길을 걷던 중, 그녀는 신앙에 대한 갈망을 내비쳤고 나는 가톨릭 신앙을 전해주었다. 구역장님의 도움으로 교리반을 다녀 세례를 받은 지 일주일쯤 지났을 때였다. 1년 만에 받는 검사 결과를 들으러 서울로 향하며 그녀는 크게 떨리고 불안해했다. 그때 나는 고속버스 안의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K 씨, 죽고 사는 문제는 하느님 소관인데 우리가 걱정할 일이 아니잖아. 죽음을 걱정하는 건 하느님의 영역을 침범하는 거야. 우리는 그저 기도만 하자"라며 함께 기도했다.


그날 오후, 들뜬 목소리의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너무 깨끗하게 암세포가 사라졌대. 의사도 놀라서 내게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더라." 평소 항암치료와 약을 거부했던 그녀에게 불친절했던 의사가 그날은 너무나 친절하게 축하한다는 말을 건넸다고 했다. 나와 그녀는 환호성을 질렀고, 하느님께 즉시 감사 기도를 드렸다.


서울 가는 차 안에서 많이 떨렸던 마음이 나와 통화 후 편안해졌고, 의사를 만나기 전에는 그저 친절하게 대해주기를 기도했을 뿐인데, 결과는 기적처럼 깨끗했다고. 그녀는 일상 속 사소한 것에서 감동을 느낀다. 봄날의 예쁜 새싹, 비 온 뒤 물방울을 머금은 연둣빛 잎에서도 깜짝 놀라며 '감탄'을 발견한다. 아무리 불행한 일이 닥쳐도 스스로가 그 상황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불행은 다행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녀의 삶은 '내 허락' 없이는 불행도 존재할 수 없다는 진리를 웅변한다.


수요일에 이어 연재 2화에서는 K 씨가 유방암 2기에서 4기로 진단받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그녀가 실천한 구체적인 식이요법, 반신욕, 풍욕, 일상 루틴 등을 들은 그대로 서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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