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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린나 Apr 16. 2019

빈센트 반 고흐의 삶(2) : 화가가 되다.

감자를 먹는 사람들(The Potato Eaters)


앞서 소개한 대로..

27살이 될 때까지 무엇 하나 잘 풀리는 것이 없었던 빈센트 반 고흐. 그러나 형의 재능을 알아본 동생 테오의 조언으로 화가의 길에 눈을 뜬다. 이제 고흐는 알았다. 신에게 봉사하는 삶이란 목사 시험이나 교회와의 선교사 계약 따위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낮은 곳에서 정직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림에 담아내어 신의 말씀을 전하는 것으로 사명을 다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런던에서 접했던 밀레의 그림을 떠올리며, 그렇게 빈센트는 화가의 길로 들어섰다. 테오의 심적, 물적인 도움이 큰 힘이 되었다.


테오야. 아버지한테 들었어. 나 모르게 돈을 보내주고 있었더구나.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 이 편지로 내 감사의 마음을 전할게.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
벨기에 브뤼셀. 1881년 4월 2일.


테오의 응원을 받으며 화가가 되긴 했지만 부모님의 실망과 마주해야했다. 부모님과의 갈등은 화가가 된지 1년이 지났을 무렵까지도 끊이지 않았고 빈센트는 결국 집을 나가버린다.(정확히는 사촌 누나에게 프로포즈했던 일로 쫓겨났다.) 그래도 그림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집을 나와 헤이그로 넘어간 그는 사촌 매형이자 화가인 안톤 모브(Anton Mauve)에게 그림을 배웠다. 하지만 이것도 오래가지 않았다. 빈센트가 매춘부와 동거를 시작하면서 매형과도 사이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집을 나온지 2년이 지나서 뉘넨의 부모님 집으로 다시 돌아갔다.

바로 이 집이다. 빈센트 반 고흐 <뉘넨의 목사관(The Vicarage at Nuenen)>



빈센트 반 고흐의 명작, <감자를 먹는 사람들>은 이렇게 흘러흘러 뉘넨으로 돌아왔을 때 그려졌다뉘넨은 농민을 그리는 화가에게는 딱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빈센트의 사명감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많은 농부와 노동자가 살고 있었고, 베틀 앞에서 일을 하는 아낙들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고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변 사람들을 그림으로 담아냈다. 그렇게 연습작이 쌓여가면서 지금까지 그린 적 없던 대작, 진짜로 '큰(大)' 캔버스에 그려낼 자신의 첫번째 대표작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뉘넨에서 빈센트는 수많은 인물상을 그렸는데, 이는 <감자를 먹는 사람들>을 위한 연습이었다.

 


대작을 위한 그림 연습이 쌓이고 쌓이면서 빈센트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자신감만큼 첫 대표작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갔다. <감자를 먹는 사람들>만 완성시키고 나면 완전한 인물 화가로 데뷔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테오야. 앞으로를 위한 제안 하나를 할게. 내 작품을 네게 보내줄 테니 좋은 걸 가져가렴. 그럼 이제 3월 이후로 내가 받을 돈은 내가 벌어들이는 돈이라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
네덜란드 뉘넨. 1884년 1월15일 경
빈센트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편지. 그러나 그런 일은 생전에 일어나지 않았다.




빈센트는 1885년에 드디어 첫 대표작 <감자를 먹는 사람들, The Potato Eaters>을 완성시킨다. 그러나 사람들의 반응은 놀라울 만큼 의 기대와 어긋났다. 화가가 되고 사귄 친구 안톤 반 라파르트 (Anthon van Rappard)의 혹평은 이 사람이 진짜 친구가 맞나 이 들 정도다. 한편으로 파리에서도 역시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당시 인상주의 미술이 점차 유행을 타고 있었기에 너무 어두운 톤의 이 작품은 전혀 주목 끌지 못했던 것이다.


믿었던 대작이 실패했지만 좌절할 수는 없었다. 빈센트는 밝은 색채를 공부하기 위해 이제 네덜란드를 떠나기로 한다. 그리고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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