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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린나 May 09. 2019

탄자니아 세렝게티의 사자 커플

경이로운 대자연, 세렝게티 & 응고로응고로(Ngorongoro)

오늘의 세렝게티 투어 장소는 응고로응고로 분화구. 2~300만년전의 대분화에 의해 생겨난 분화구인 이곳은 오랜 세월 수많은 야생 동물과 마사이족의 삶의 터전이었다. 세렝게티에 비해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동물 세계에서는 입주 인기가 아주 높은 곳이다. 인간들이 다가오기에는 불편하니 동물들에게는 최고로 살기 좋은 장소. 인간세권에서 수십시간이나 떨어진 노른자위 땅, 초식동물도 육식동물도 모두 살고싶어하는 바로 그곳! 응고로응고로로 가보자.

응고로응고로 분화구 전경. 물, 초원, 그늘, 동물이 살아가는데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간밤에는 정말 추워서 눈물날 뻔 했다(해발 1,800미터). 잠을 설친 탓에 이제 사파리 차 안에서 깜박깜박 조는 지경에 이르렀다. 3일째 들판 위를 달리다보니 좀 무뎌진 것도 있었다. 지난 이틀을 돌이켜보면... 자동차 도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동물들, 망원경으로나 얼굴을 볼 수 있고, 핸드폰 카메라로는 흐릿하게만 나오고. 동물원에서라면 차라리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좋았을까 라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쉽게 단언해서는 안되는 법! 3일차 응고로응고로 사파리는 내 그런 욕구 불만을 싹 풀어주었다.


<시작 : 저 멀리 사자 머리>

우리의 초능력자 가이드 존이 저 멀리 들판에서 사자 머리를 발견했다. 이제부터 감동의 쓰나미가..

사자 발견!
멀리 본 것에 만족하지 않고 명당 자리를 찾아 급히 이동하는 존


<사자 커플 발견>

세렝게티 투어 3일째... 가장 근접한 곳에서, 깨어 있는 사자를, 암컷과 수컷이 함께 있는 장면을 보게 됐다.

와...
궁디 팡팡 해보고 싶다..
뭐 임마?? (;;;)

무리(Pride)를 지어 생활하는 사자의 습성상, 이렇게 한 커플이 따로 있는 모습은 쉽게 발견되는 것이 아니다. 수컷은 대장 사자를 빼고는 무리 밖에서 살아야 해서 혼자 있는 모습이 흔하지만, 무리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암컷이 떨어져 나온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존의 가설에 의하면 무리 속에서 새로운 숫사자가 군림하였고, 기존 대장 사자의 자식들이 박해를 피해 도망쳐 나와 성장했을 수 있다고 한다. 아무튼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기에 커플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움직인다!>

사자 발견 소식에 사파리 자동차들이 슬슬 몰려오자 자리를 뜨는 커플. 고맙게도 자동차 길을 따라서 걸어가 주었다.

앞장 서는 암사자
곧 자동차들이 몰려오고...
저기.. 길 좀?
숫사자도 뒤늦게 따라오기 시작
커플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자동차들
야생 사자와의 초밀착 상황이 펼쳐지고
이러다 치겠다..


<사자 커플의 나비효과>

이 동네 사파리 차는 다 모인듯하다.


<부부 싸움??>

암사자가 숫사자를 기다려주지 않고 혼자서만 타박타박 앞서 걸어나가길래 싸운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점점 멀어지는 두 사자
따라가도 소용없음을 깨달은 걸까?
왠지 쓸쓸한 뒷모습이다.
이대로 털썩 앉아버린다.
이렇게 이별..?


https://youtu.be/Ydrj4XxA6jc

그러나 아예 떠나지는 않은 모습 ㅋㅋ 이후에 다시 만났을 것 같다.


존은 정말정말 흔치 않은 장면을 보아 운이 좋다고 했다. 보통 사자 무리는 이렇게 가까이에서 볼 수 없고, 숫사자는 하루의 대부분을 잠만 자고, 암수 커플만 있는 모습, 사파리 자동차와 함께 산책하듯 걸어간 것, 그것을 가장 좋은 자리에서 본 것 까지... 사파리 첫 날의 행운의 포큐파인이 드디어 선물을 주는 것 같았다. 이제 더 이상 사자를 못 본다고 해도 원이 없을 것 같았다. 좋은 자리에서 실컷 구경한 우리는 뒷 차에게도 기회를 주기 위해 이동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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