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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린나 Jun 26. 2018

[케이프타운]만화로 보는 남아공 역사, 희망봉과 유령선





'Flying Dutchman'는 '유령선'을 뜻한다. 케리비안의 해적에 나오는 유령선도 그렇고 우리가 들어본 유령선이라는 것의 탄생 지역이 바로 희망봉이다.


#25_유령선의 탄생, 희망봉 이야기


15세기 대항해시대로 대표되는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나름 큰 배역을 맡고 있는 희망봉. 바르톨로뮤 디아스가 발견했다.라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희망봉에 대해 떠올릴 때는 줄곧 묘한 찝찝함이 남아있었다. 왜 바르톨로뮤 디아스를 기리는 박물관은 케이프타운이 아닌 모셀베이(Mossel Bay)에 위치해 있는 것인지, 희망봉의 원래 이름은 왜 폭풍봉(Cape of Storm)이었는지, 디아스와 함께 언급되는 바스코 다 가마의 존재는 무엇인지 등, 희망봉에 관한 조각 같은 지식들이 머릿속에 산재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희망봉의 유래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단순히 사진을 찍으러 가는 유명한 바닷가로 끝나기에는 희망봉은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만화에서처럼 주앙 2세가 바르톨로뮤 디아스에게 인도 항로 개척을 명했다. 거기에 더해 전설 속의 기독교 국가(에티오피아로 추정)를 찾아오라는 명령도 내렸다. 오스만투르크에 대항하는 기독교 동맹을 맺고자 하였기 때문이다. 그의 미션은 두 가지였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 서안을 따라 순항하던 바르톨로뮤 디아스는 나미비아의 Sepencer Bay 근처에서 폭풍을 만나 길을 잃고 만다. 바다 한가운데서 표류하던 그는 서풍을 받아서 육지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였지만 무려 13일간 육지는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도 운이 좋게 인도 방향으로 잘 흘러는 가고 있었다.  희망봉에서 훌쩍 벗어난 상태로 아프리카 남단을 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남극으로부터 불어오는 강한 바람 덕분에 비로소 육지에 발견하게 되었는데, 이 곳이 바로 모셀베이(Mossel Bay)이다.

바르톨로뮤 디아스는 모셀베이에 정박한 후 인도를 향해 조금 더 항행하려 하였으나, 너무나도 지쳐있던 선원들의 반발로 인해 포르투갈로 다시 뱃길을 돌려야 했다. 그는 그렇게 돌아가는 길에서 희망봉을 우연히 발견한다. 폭풍에 한이 맺혔던 탓일까.. 그는 자신이 발견한 곶에 폭풍봉(Cape of Storms)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귀국하였다. 비록 인도 항로 개척에는 실패하였지만 그것에 필수적인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당시 인식상으로 최남단)을 발견한 것은 후에 바스코 다 가마가 인도 항로를 찾아내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 일이었다.

폭풍봉이라는 이름 대신에 '희망봉'이라고 이름을 붙인 사람은 바르톨로뮤 디아스를 파견 보냈던 주앙 2세이다. 뱃사람들의 공포심을 불러일으켰던 폭풍봉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인도 항로를 찾고자 하는 염원을 담아 지은 이름이었다. 결국 그의 바람대로 9년 뒤 바스코 다 가마가 희망봉을 거쳐 인도 항로를 찾아내었다.

바스코 다 가마가 인도 항로를 찾는 과정에서 바르톨로뮤 디아스가 실제로 어떤 마음이었을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많이 속상하지 않았을까 싶다. 세계사에 남은 인도 항로 개척의 공을 빼앗긴 것도 모자라 그것을 도와주기까지 했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 억울함에 유령선(Flying Dutchman)의 선장이 되었다는 전설도 남아있는 것을 보면 그렇게 느낀 것은 나뿐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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