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란드화를 포함해서 아프리카 나라들의 돈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주요 통화가 아니다. 수요도 적고 공급도 적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보통의 다른 나라 통화들처럼 할인율을 계산해가며 환전하는 팁이 아니라, 환전 자체를 할 수 있는 팁이 필요한 곳이 바로 아프리카다.
나 역시 아프리카행은 처음이었던지라 사이버 환전부터 시도했었다. 하나은행 사이버 환전 사이트에서는 메인 화면에 남아공 란드화가 안내되고 있지만 막상 진행하다 보면 만화처럼 실패하고 만다. 그럼 왜 메뉴에 있는 것일까? 아마도 보유 지점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외환 고객 센터로 문의해보니 나의 경우에는 환전이 가능한 가장 가까운 지점이 종로 본점이라고 했다. 나는 당연히 인천공항에서는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상담사가 조회해보더니 보유량이 없다고 안내해주었다. 어쩔 수 없이 종로에 있는 하나은행 본점까지 가서야 란드화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남아공으로 출발하기 전에 자동차 구입이나 집세 등으로 초반에 목돈이 필요할 것 같아 1천만 원 정도 환전을 하려고 했지만 본점에서조차 보유량이 그 정도가 안되어 800만 원 정도만 환전할 수 있었다. 며칠 뒤에 한번 더 환전하러 가서 알게 됐는데 내가 다녀간 뒤에 누군가는 허탕을 쳤다고 한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이라면 '그러면 환전 팁은 도대체 어디?'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다.
는 이제부터. ('환전 팁' 말고 '남아공에서 돈 쓰기' 팁이 나을 것 같다.)
1. 다량의 현금 보유는 매우 위험하므로, 카드를 주로 사용하기
- 남아공은 카드 결제 시스템이 매우 잘 되어 있으므로 무리해서 현금을 준비할 필요는 없다.
- 호텔이 아닌 숙소를 예약했을 때, 현장 결제인 경우 현금을 요구할 수 있으니 사전 확인 필요.
- 사전 결제되지 않은 액티비티 프로그램의 경우에도 현금 결제만 가능한 경우가 있으니 사전 확인 필요.
2. 남아공 란드화를 손에 넣을 수 있는 방법
(1) 환전
① 국내 환전
- 위의 설명처럼 수급 상황에 따라서는 인천공항에서 조차도 구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고객센터에서 반드시 미리 확인 후 방문할 것.
- 수수료 : 사이버 환전이 안 되는 통화는 일단 수수료 우대는 없다고 봐야 한다. '현찰 살 때' 환율이 적용될 것이다. 애당초에 구한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② 남아공 현지 환전
- 한국에서 달러를 가지고 가서 남아공 현지에서 환전하는 방법이다.
- 수수료가 음~~청 비싸진다. 남아공 세법에 의해 환전 사업자들은 외환 매매 수익에서 각종 비용을 공제한 후 세금을 내는데, 이 각종 비용을 따로 징수한다. 그러니까 환전소 앞의 환율과 별도로 각종 명목의 Fee를 빼앗기게 된다. 각종 비용에는 인건비, 임대료에 심지어 컴퓨터 감가상각비용까지 포함하고 있으며 어떤 곳은 세금마저 분담시키기도 한다. 트립어드바이저에는 그래서 총 14%를 떼였다는 글도 있다. 여기에 환전 대기열까지 있다면?
- 결론은 비추.
(2) 현지 ATM 인출(가장 편하지만 위험한 곳에서는 인출 자제)
① 해외 인출이 가능한 체크카드
- 내가 가진 카드로는 남아공 등 아프리카 국가를 포함한 세계 어느 곳에서나 쉽게 결제와 인출이 가능하다.
- 결제 수수료 : 카드 소개 페이지에는 1%라고 소개되고 있다. 내가 실제 사용 후 사용일의 환율로 계산해본 결과, 결제 시에는 41%의 환율 우대를 받은 것으로 나왔다.
- 인출 수수료 : 이 역시 1%라고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현지 은행에서 ATM 출금 수수료를 부과하기 때문에 좀 더 비싸진다. 그럼에도 이때에도 37%의 환율 우대를 받은 것으로 계산된다.
- 카드사별로 수수료율은 당연히 다르다.
② 각자 보유 중인 신용카드
- VISA, MASTER 등 해외 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라면 ATM에서 인출이 가능하다. 카드사마다 수수료와 환율 정책이 다른데 일반적으로 비싸진다.
* 정리
- 수급 상황에 따라 사이버 환전이 가능할 수도 있으므로 전화 문의를 해보자.
- 은행 영업점에 가서 환전할 계획이라면 해외 인출 가능 체크카드까지 만들고 오도록 하자.
- 환전은 최소화하고 되도록 카드 결제를 하자.
- 현지 ATM 인출은 대형 마트나 공항 등 안전한 곳에서만 하고 대량 인출은 하지 말자.
- 현지에서 환전할 바엔 신용카드로 ATM 인출하는 게 나음.
- 은행 관계자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