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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린나 Oct 08. 2018

[남아공의 봄] 프레토리아의 보라색 벚꽃과 스타벅스

다소 생소할지도 모를 남아공의 도시 프레토리아(Pretoria). 이 도시가 무려 남아공의 수도라는 사실은 더욱 낯설지도 모르겠다. 남아공은 수도가 세 개인데, 프레토리아는 그중 행정 수도를 담당한다.(입법 : 케이프타운, 사법 : 블룸폰테인) 행정 수도이므로 주남아공 우리나라 대사관도 프레토리아에 위치해 있다.


프레토리아는 근처의 요하네스버그에 비해 인지도는 조금 떨어지지만 나는 요하네스버그보다 프레토리아를 좋아한다. 특히 온 거리거리가 보라색으로 물드는 아프리카의 봄(9월, 10월)에는 더 좋다. 봄철에 요하네스버그를 놀러 간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프레토리아 일정을 꼭 넣으라고 집착할 지도 모른다.


길거리마다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보라색 꽃들. 그 모습이 마치 우리의 벚꽃 같아 '보라색 벚꽃'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사실 벚꽃과는 전혀 관계없는 '자카란다 Jacaranda'라는 꽃이다. 그래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데에는 '보라색 벚꽃'만큼 직관적인 브랜딩은 없는 것 같다. 사실 나무에 빼곡히 피어있을 때의 예쁨과, 봄바람 휘날리며 바닥에 뿌려진 꽃잎들의 예쁨은 영락없이 한국의 벚꽃과 빼닮긴 했다.

아무데나 막 만발해있는 자카란다
브루클린몰 주변에서

브루클린몰 근처에서 밥을 먹고, 자카란다가 피어있는 거리를 가볍게 걸었다. 적당히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살랑바람에 실려오는 자카란다 향기까지 맡으면 기분이 진짜 좋다. 이 기분 좋은 산책은 브루클린몰의 스타벅스로 이어진다. 벚꽃 구경에 스타벅스까지, 한국이 그리운 한국인에게 딱! 맞는 코스가 아닌가? (사실 브루클린몰 주변에서는 안전 사고가 더러 일어나고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스타벅스에서는 아이스 라떼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벤티 사이즈에 37란드, 약 3천원이다. 가격 차이 무엇..? 엄청 싸다. 한국에서는 톨 사이즈로 사서 아껴먹었었는데..ㅠㅠ 맛은 고향의 맛 그대로였다.


남아공 스타벅스에는 어떤 머그컵이 있을까? 이곳에서도 주요 도시별로 머그컵 디자인이 달라진다. 남아공 동부 항구 도시인 '더반 Durban' 머그컵에는 돌고래 사파리(Dolphin Watching)와 줄루족 방패 문양이 있다. '요하네스버그' 컵에는 수웨투(Soweto) 지역의 굴뚝과 고층 건물이 눈에 띈다. ('케이프타운' 에는 스타벅스가 없어 머그컵도 없다.)


그렇다면 '프레토리아' 컵에는 무엇이 그려있을까?

당연히 자카란다지! 프레토리아의 랜드마크인 유니온 빌딩과 아프리카의 코끼리와 기린, 그리고 자카란다까지 모두 프레토리아의 따뜻한 햇볕의 노란색과 자카란다의 연보라색으로 꾸며져 있었다. 너무 예뻐서 진열되어있던 세 개를 전부 사버렸다. 낭비했나 싶긴 했지만 선물로라도 쓰겠지 뭐.. 가격은 개당 250란드, 약 2만원이다.

안 예쁜가요?!


대사관에 가기 위해 들렀던 프레토리아에서의 하루.

보라색 벚꽃과 스타벅스까지 생각지 못하게 한국으로 꽉 찬 하루였다.

거리에 가득 핀 자카란다 꽃처럼 즐거움도 가득한 하루였다.

그리고 오늘부터 나는 보라색을 좋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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